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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저는 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태어났습니다. 너무 어릴 때라 전쟁의 포화에 대한 직접적인 기억은 없지만, 전쟁 이후의 참상에 대해서는 두 눈으로 지켜보며 자라났습니다. 하지만 어디 그 때, 저만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너나 할 것 없이 가난하고 비참한 삶이었습니다. 모두가 배고프고 헐벗은 채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았습니다. 전쟁은 사람을 가려서 해치지 않았습니다. 그런 한국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 새  60년의 세월의 흘렀습니다.

그 동안 못 쓰는 연장을 벼려서 새 연장으로 만들듯 폐허가 된 이 땅 위에서 새롭게 나라를 세운 것이 우리들의 현대사입니다. 지식과 기술력 부족, 자본 부재 등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는 지금까지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어냈습니다.

특히 IMF 경제위기 이후로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어느새 국제사회 한 가운데에서 살아가게 된 것이죠. 이제 사람들은 뉴욕 증시를 점검합니다. 환율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각종 컨퍼런스를 실시간 생중계로 함께 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반도의 상황은 60년 전 그때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우리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정전국가, 남과 북의 군사적 대치 상황을 겪고 있는 나라입니다. 여전히 징병제를 고수하고, 국가의 최우선 목적을 안보에 두고 있습니다.

아주 값비싼 댓가를 치르며 평화를 얻었고, 또 그러기에 값비싼 댓가를 치르며 평화를 지켜가고 있습니다. 평화는 결코 값싸지 않습니다.  값싸지 않기에 소중하고, 소중한만큼 더 신중하게 다뤄져야 하는 것이 바로 평화이며, 그 평화를 지키기 위한 외교와 안보입니다.

흔히들 외교는 총칼 안든 전쟁이며, 전쟁은 총칼 든 외교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 말의 경중을 떠나, 이젠 정말 전쟁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치밀한 외교 정책을 추구하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국가와 국가의 관계가 한 나라의 미래와 직결되는 이때, 어떤 나라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국제화된 사회에서, 진짜 전쟁은 바로 외교에 있습니다.

60년 전 선조들이 피로서 얻어낸 평화, 제대로 지켜야 합니다.
전후 시대를 겪어본 사람으로서, 전 전쟁을 함부로 입에 올리는 사람들을 믿지 않습니다. 대신 평화를 얻기 위해서 총칼 없는 전쟁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25 발발 60주년이 된 오늘,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며, 남은 60년을 희망의 시대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총칼 없는 전쟁의 시대에서 우리 국민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이 나라에 일어나지 않도록, 정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