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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마케팅’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1969년 코틀러와 레비(Kotler & Levy)가 <마케팅 개념의 확대>라는 논문에서 제안한 말입니다. “전통적인 마케팅 원리들이 상품 뿐 아니라 공공정책에도 적용될 수 있다”라는 것이죠. 그리 낯설지는 않은 것이, 미국 등 다른 나라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공공부문 정책 마케팅 개념을 적극 활용한지는 꽤 오래됐습니다. 이젠 정책 추진에 있어서 기본에 가까운 이야기이입니다.
 
이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서로 얘기를 하며 입장을 조율하고, 상호 이해를 통해 보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최근 4대강 사업 현안 질의서를 작성하면서 염두에 뒀던 것도 이 소통이었습니다. 굳이 정책 마케팅 개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간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MB정권이 정말 소통할 의지가 있었는지를 묻고 싶었습니다.

<사진출처 : 뉴시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국민들에게 비판을 받았던 것도, 비민주적인 정권 획득 과정과 더불어 정책 집행을 하면서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까라면 깐다-라는 말이 그 시대의 시대 정신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분명 다릅니다. 국민 의식수준도 높아졌고 사회 관계도 훨씬 더 복잡해 졌습니다. 때문에 공공부문에서도 ‘소통’ 없이는 정책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소통, 정부 정책 성공의 핵심 조건
 
다행히 우리는 소통과 교감을 통해 정책 집행이 성공한 사례를 가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종량제, 인천국제공항 건설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은 삼성경제연구소(이하 SERI)에서 발표한 보고서 <정부정책 성공의 충분조건 : 소통>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와는 달리 소통 없는 정책추진이 문제를 낳은 사례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천성산터널 공사인데요. 잘 기억나지 않으시나요? 지난 2002년 12월 당시 노무현 대선후보가 기존노선 백지화 및 대안노선 검토를 공약했고, 이듬해 2월 지율스님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던 바로 그 사안입니다.

지율스님 측은 생태계 파괴 및 터널 안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공사 중단과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강행되자 불교계와 환경단체는 공사착공금지를 요청하는 ‘도롱뇽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릅니다. 

결국 약 4년간에 걸친 단식농성과 환경영향평가 논란은 지난 2006년 6월 대법원의 기각판결로 일단락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공사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바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의견수렴절차 미흡, 그러니까 소통하지 못하고 법으로 해결을 본 부적절한 사례입니다.

이들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 단위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할 경우, 국민들과 이해 당사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아무리 잘 디자인 된 정책이라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정책이 집행되는데 있어 지연사태가 벌어지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심하면 집행 자체가 무산되기도 합니다.

4대강 사업엔 ‘소통’, ‘교감’ 없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은 어떨까요? 참고로 이 내용은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본부장에게 질의하려고 작성된 것입니다.
 
첫 번째로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이라고 불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과정에서 올바른 소통의 과정이 이뤄졌는지 가늠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4대강 사업은 속도전을 방불케 할 만큼 빠르게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소통은 생략되었다고 판단됩니다. 

4대강 사업은 마스터플랜 작성, 사업최종안 확정, 환경영향평가 등 모든 과정에서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최근 학계와 시민단체는 물론 종교계까지 봇물처럼 일어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충분한 검증과 논의 없이 진행된 사업인 만큼 수많은 문제점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제기된 문제점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항목을 클릭하시면 관련 기사로 바로이동>

- 함안보 건설에 따른 침수피해 가능성 간과
- 준설 과정에서 심층 퇴적층의 오염문제 간과
- 영산강 죽산보․승촌보 건설로 여의도 3배 면적 침수
- 낙동강 달성보 완성 땐 성서공단 침수 우려
- 도리섬 ‘단양쑥부쟁이 군락’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훼손됨

이에 대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미 여러차례 보도되어 잘 알고 계시겠지만, 국민의 70.4%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때까지 4대강 사업이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답니다(4월 10자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 또, 국민의 57.5%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습니다(4월 12일자 내일신문 여론조사 결과). 

<사진출처 : 세종신문>

이런 결과를 두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5개월 이상 특정 사안에 대해 반대여론이 50% 이상 나오는 것은 국민여론이 확고하게 굳어진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합니다.

관제홍보가 어떻게 소통인가
 
두 번째로, 이처럼 국민의 상당수가 지속적으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가정책에 있어 최근 국제적 트렌드는 ‘지속가능한 성장’입니다. 환경을 보호하고 빈곤을 구제하며,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이유로 단기적인 자연자원을 파괴하지 않는 성장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제 인류는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경쟁이 아니라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4대강 사업은 이에 반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의견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습니다. 

분명 염려가 되는 일인데, 대화는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국민은 불안해집니다.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됩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지속적인 반대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게 반대 여론이 심하다면 정부는 일단 사업일정을 중지하고 제대로 된 소통에 나서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내놓은 대응은 분명 ‘소통’이 아닙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관제홍보에 불과합니다.

지난 20일 정부와 한나라당은 4대강 살리기 중간점검차 당정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놓았더군요.

- 시민자문단 또는 국민운동단체 등 우호단체를 활용해 캠페인 및 찬성 성명서 발표 추진 
- 공무원 산하단체 직원 교육 강화
- 생명환경과 지역발전을 담은 다큐 기획시리즈와 광고홍보물 4~5월 집중 방영 및 배포
- 홍보 전문인력 영입
- 우호 시민단체 대응 및 공직자 교육

보시니 어떻습니까. 당정회의 결과를 아무리 뜯어봐도 ‘소통’은 보이지 않고 ‘홍보’를 고민한 흔적밖에는 없습니다. 또, 친정부 단체들을 동원해서라도 4대강 사업 반대운동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 있네요. 이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반대하는 목소리를 경청하고 상호 토론하여 서로 간의 이해차를 극복하는 과정입니다. 정부 관리하에 자기 목소리만 내는 관제홍보는 결코 ‘소통’이 될 수 없음을 알아야만 합니다.

정부가 소통을 하려했다면
 
환경영향평가 당시에 멸종위기종이 누락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정부가 ‘소통’할 생각이 있었다면 인근 지역의 공사를 중지하고 보존대책을 먼저 강구했을 것입니다. 인근지역의 침수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와 합동조사를 실시해 사실 여부를 명확히 가려낼 것이고요. 
 
부실하게 실시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키고자 환경영향평가법 상 가능한 재협의․재평가 과정을 거쳤겠지요. 또 반대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종교계, 학계, 시민단체들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 공개적인 토론회를 벌였어야 했습니다. 정부가 소통을 하려들었다면 말입니다.

<사진출처 : 한국일보>

하지만 정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작부터 과정까지 ‘소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4대강 사업. 이런 국책 사업은 앞서 정책성공의 조건을 소개하며 말씀 드렸듯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천문학적인 비용, 그것도 세금을 들여서 환경을 파괴하면서 사업 시행과정에서 제대로 된 여론수렴조차 시행하지 않고, 진행하면서 드러난 과오들도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리하고 일방적인 국책사업은 절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실패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우리나라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당장이라도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앞서 밝혔듯이 이상은 심명필 본부장에게 질의하기 위한 질의서 내용이나 동시에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게 드리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아고라 토론장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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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언제나 많은 유혹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어떤 '한 건'의 유혹에 휩쓸리기가 쉽습니다. 이것 하나만 잘하면 치적이 될 수 있다고, 이것 하나면 지지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꾀는 사람도 주위에 흘러넘칩니다. 이 한 건의 유혹, 솔직히 말씀드려 은근히 뿌리치기가 어렵습니다. 그 열매의 단맛을 본 사람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갖은 반대를 물리치고 뚝심으로 성사시킨 청계천 계발. 그로 인해 지지율은 올라갔고, 그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은 현직에 오를 수가 있었습니다.

<사진출처 : 시사in>

생각의 함정에 빠진다는 것이 그런 것입니다. 이번에 잘됐으니 다음에도 잘 되겠지라는 생각. 그때도 반대한 사람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잘됐다고 평가받는 것처럼, 지금도 반대할 사람들은 반대하지만 결과가 보이면 달라질거라는 생각. 모두 청계천 때문에 생긴 착시입니다. 하지만 청계천과 4대강은 다릅니다. 하나의 경험이 모든 사례에 일반화 될 수는 없습니다. 복개된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것과 멀쩡한 강에 콘크리트를 들이붇는 사업이 같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은 '만들고나면 좋아하게 될 거다'라는 막연한 믿음 앞에 모두 무시당합니다.

...대규모 공사를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인기를 모을 수 있다는 믿음.
전형적인, 그렇지만 이미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토건 포퓰리즘입니다.

대형 공사가 경기를 부양할 수 있을까?

 
실제로 이미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1990년~2000년대 일본입니다. 당시 일본에선 버블 경제가 무너지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대규모 토목 공사를 발주하기 시작합니다. 주간지 <시사in>에 따르면 당시 일본정부가 쏟아부은 예산은 매년 약 40조~50조엔(400조~500조원)으로 여겨지며, 전체 노동인구의 10%가 이 부문에서 직간접적 수입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일본 지자체로 내려가면 더욱 두드러집니다. 이들은 민관합자 방식을 통해, 무려 1조~2조에 달하는 대형 공사를 연이어 강행한 바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데 어떻게 이런 공사가 발주될 수 있었을까요? 아시다시피 애시당초 일본은 토건 국가였던 것이 하나의 이유입니다. 일본에서 건설사와 정치인, 관료, 금융계의 밀착과 그에 따른 부패는 이미 공공연한 일이니 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패가 묵인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공사를 통해 일시적이나마 지역 경제가 살고, 일자리가 생기며, 일부분이긴 하지만 정부의 돈이 시장에 직접 유입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정부가 시장에 돈을 풀면 어쨌든 경기는 조금이라도 살아나게 되고, 거기에 혜택을 받는 국민들도 생기게 됩니다.

...경기도 살고, 일자리도 늘어나고, 거기에 정치인들은 스스로 치적이라 자랑할 수 있는 건축물들이 생기지요. 일석 삼조로 보이시나요?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그 결과를 놓고보면 조금 참담합니다. 대규모 토목 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경기는, 결코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중간에 엎어지기라도 하면 그 뒷감당을 국민 세금으로 해야만합니다. 실제로 미야자키현이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로 조성한다고 공언했던 ‘시 가이아 오션 돔’은 2760억엔(2조7000억원)의 채무만 남기고 중단돼 버렸습니다. 한국의 4대강 사업과 비견되는 '슈퍼 제방 프로젝트'를 발표해 세계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요. 덕분에 1990년대에 일본 지방정부들의 채무는 70조엔(700조원)에서 187조엔(1870조원)으로 크게 늘어난 바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의 3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나라가 장기적인 비전을 갖지 못하고, 대체 산업을 육성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저 단기적인 미봉책에 급급해 연명한 결과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덕분에 일본은 아직까지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위축된 내수 시장때문에 수출에 의지하는 불안한 경제, 수출확대가 기업 수익 향상과 이에 따른 설비투자 증대, 고용과 소득환경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또다시 내수 시장을 위축시키는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은 지금, 일본이 실패했던 길을 따라가고 있다

결국 일본의 ‘토건국가’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실패한 정책이 한국에서는 왜 부활하고 있는 것일까요?

4대강 사업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대규모 토목 공사를 통해 뭔가 치적을 내려는 토목 포퓰리즘은 지자체 곳곳에 퍼져있다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사진출처 : 시사in>

인천시가 대표적입니다. 인천시는 최근 몇 년간 동시다발적으로 초대형 토목건설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현재 인천에는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 등 100~200억원대 건설사업이 다수 진행되고 있으며, 경제자유구역 기반건설, 도시철도 2호선, 2014 인천아시아게임 경기장 등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인천시 부채 규모는 2008년 960억원 수준에서 2년간 20배가 넘게 늘어났습니다. 자그마치 2조 3000억원(2009년 말 기준)입니다. 지난해에만 차입과 채권발행을 통해 1조원 정도 되는 막대한 빚을 냈습니다. 올해에도5000~6000억 원 가량의 외부자금을 더 조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굳이 일일이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전국 곳곳에선 이런 식의 공사 현장이 즐비하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4대강은 그 결정판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수식어를 달아도 결국, 4대강은 '만들어 놓으면 너희도 좋아할 것'이란 배짱 아래 강행하고 있는 대형 콘크리트 어항 공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어항 공사에 공기업들이 동원되는 것도 어느새 당연시 되고 있고, 그 자리에 정치인들이 자기 사람 앉히는 것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 자연만 파괴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가 어딘가부터 총체적으로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요즘 저는 이런 느낌을 정말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중앙, 지방 정부를 막론하고 토목건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빚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MB정권 출범 이후 증가한 정부와 공기업 부채가 150조원에 달합니다. 4대강사업(22조), 보금자리주택(12조), 30대 선도 프로젝트(126조) 등 MB정부가 추진 중인 굵직한 주요사업(10개)만 하더라도 총사업비가 460조원에 달하며, 이 중 국고부담액은 160조원(MB정부 임기 내 115조원)이나 됩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토목 포퓰리즘을 막지 않으면 안됩니다. ([MB정부 역주행 2년] 빚더미에 앉은 대한민국 참조)

4대강 사업보다 중요한 복지 국가

그래도 성공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씀하실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토목 포퓰리즘은 단순히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면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돈이 많이 들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토목 공사 때문에 다른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일본의 토목 포퓰리즘이 실패한 이유도 결국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책임질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세대에 투자해야할 돈이 콘크리트 공사에 투입된 것과 하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돈이 IT 산업에 투자되었다면 어땠을까요? 벤처 창업 지원과 더 많은 보금자리 주택, 사회빈곤층 보호에 투자되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 몇십년을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성장 잠재력을 구축하는 데에 투자되었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역사에 가정은 필요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무자르듯 딱-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있을 거라고 믿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생각해 보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수십가지 가능성들을 열어놓고 시뮬레이션 해보고는 합니다. 분명 4대강이 아니어도 할 일은 정말로 많습니다. 홍수 예방이 중요하다면 진짜로 예방해야 할 곳에 돈을 쓰면 됩니다. 염된 강이 문제라면 그 오염을 제거할 방안을 강구하면 됩니다. 4대강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의 규모를 감안한다면 그러고도 돈은 남습니다. 그렇다면 그 돈은 분명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 새로운 미래에 투자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국민들이 더 행복한 삶, 충분히 꿈꿔볼만한 미래, 그런 것들을 만드는데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토건 포퓰리즘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미래는 분명히 콘크리트가 아니라 사람에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예, 콘크리트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람들에게 살 맛 나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진짜 이 나라를 위하는 길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참고 기사  
<시사in> 일본이 폐기한 ‘토건국가’ 길로 가는 한국
<시사in> 인천에 상륙한 ‘토건 포퓰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