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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였지요, 정부가 4대강 공사에 군사력을 이용키로 했답니다. 오는 6월이면 이 나라를 지키고자 입대한 장병들이 삽을 들고 국책 토목공사에 나서게 생겼습니다. 

지난번 천안함 사태 이후 안보를 위해서 전력증강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정부였습니다. 앞에서는 안보 강화를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안보와 일절 상관없는 거대 토목사업에 병사들은 물론 세금으로 마련한 군 장비까지 투입하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일로 반드시 필요한 훈련까지 차질을 빚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정말 안보 태세를 강화할 생각이 있긴 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 국방위 안규백 의원(민주당)이 입수한 국방부의 4대강 사업 군 지원 관련 문건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육군 제2작전 사령부와 부산국토관리청은 4대강 사업 군 지원에 대한 합의각서를 체결했습니다. 각서 내용은 이렇습니다. 4대강 사업 낙동강 제35공구(경북 예천 풍양면 와룡리~삼강리 7.46km 구간)의 준설토 적재 및 운반 작업에 제2작전 사령부의 공병 병력을 투입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업에 동원되는 병력은 병사 100명을 포함해 117명, 군 장비는 15톤 덤프트럭 50대와 건설장비 8대 등 총 72대가 작업에 투입됩니다. 병력 지원은 오는 6월부터 내년 11월까지 계속되며, 이 기간 동안 숙영시설을 마련해 병력을 현장에 주둔시킬 계획입니다.
 
병력 투입 결정, 어떤 과정 거쳤나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가 4대강 사업에 군 투입을 요청한 것은 지난해 12월 22일. 군부대 지원을 골자로 한 내용의 협조공문이 국방부에 전달됐고, 몇 차례 검토를 거쳐 지난 2월 초 국방부가 병력을 보내겠다는 회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국방부가 육군본부에 4대강 사업에 병력 투입 준비를 지시하면서, 공문을 보내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답니다.
 
이번 병력 지원은 예천지역에 한정되어 있으나, 관련 보도를 찾아보니 본래 정부는 더 큰 규모의 군 참여를 요청했었답니다. <오마이뉴스>가 어제 보도한 내용(MB정부, 4대강 공사에 군부대까지 투입)에 따르면, 국토부는 예천 외에도 구미와 상주의 4대강 사업 예정지에 군 투입이 가능한지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실사를 통해 교통사고 가능성과 병력 통제가 어려운 점 등이 지적되자, 국방부는 이들 지역에 군 투입이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했답니다.
 
또, 애초엔 육군뿐 아니라 해군과 공군의 장비 투입도 검토됐지만, 각 군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군은 지난 10월 전시와 평시 임무수행을 위한 필수운영 장비 외에 지원 가능한 장비가 없다는 내용으로 국방부에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국가토목사업에 군을 투입한 사례는 대부분 군사정권 때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경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공사 등 국책사업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 계획되고 진행된 것입니다. 하지만 문민정부(김영삼 정부) 이후에는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듭니다.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물론 남북한 도로연결공사나 백령도․대청도 도로개설, 국방과학연구소 인근 도로, 동해선 철도 및 도로 공사 등과 같이 군이 국책사업에 투입된 예는 문민정부 이후에도 분명 있습니다. 다만, 이들 사업은 전개되는 지역이 군사지역 혹은 접경지역이거나, 순수 대민지원으로 이뤄졌기에 병력 투입에 대한 당위성을 갖추고 있어, 이번 경우와는 분명 달리 봐야합니다.


경제 논리가 국가 안보보다 우선?
 
군 병력이 4대강 사업에 투입되는 당위성으로 정부와 군은 행정절차법과 국방부 훈령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행정절차법 8조는 ‘다른 행정청이 보다 능률적이거나 경제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명백한 이유가 잇는 경우 행정청이 다른 행정청에 행정응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여러분께서 보시기에 4대강 사업에 군이 참여해야 할 명백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십니까?
 
4대강 사업을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장담해 온 정부입니다. 만들겠다는 일자리(사실, 일자리라고 볼 수도 없는 일용직이나)는 고사하고, 일꾼으로 군을 쓴다는 것을 저는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특히, 최근 해군 초계함 침몰, 링스헬기 2대 추락 등 계속되는 군의 사건사고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십니까? 지난 21일 이 대통령은 “군이 매너리즘에 빠졌다”면서, 군 기강 헤이를 질타한 바 있습니다. 국방부 역시 천안함 침몰 요인을 두고 북의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수차례 반복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안보태세 강화를 주장해 온 것도 정부와 국방부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4대강 사업에 군을 투입한다니, 도대체 어쩌자는 것입니까? 도대체 누가 매너리즘에 빠진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덧붙여, 4대강 공사로 생긴 준설토 처리에 경북 상주의 공군사격장을 사용키로 했답니다. 공군은 훈련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안전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끝내 정부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이로 인해 오는 10월까지는 사격 훈련이 단축될 판입니다.
 
사실, 정부가 경제논리를 들어 안보를 등외시 한 것은 비단 이번 사안 뿐만은 아닙니다. 지난해 3월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가하면서 공군 측이 제기한 문제점을 묵살했으며, 국방예산도 삭감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 정부는 경제논리를 국가 안보보다 위에 두고 있다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에 군이 투입되기까지 정부가 벌인 일련의 과정은 정부의 부실한 안보개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의 70%나 반대하는 환경파괴사업입니다. 여기에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입대한 우리 장병들이 동원되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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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논란, 사이언스紙 대서특필
'국제적 망신'은 따 놓은 당상… 당장 그만두시라

지난 26일, 네이처紙와 함께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과학 잡지인 사이언스紙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4대강 사업 관련 논란이 국제적인 환경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일까요? 사이언스지에 실린 4대강 관련 기사의 제목은 '복원인가 파괴인가?(원제 : Restoration or Devastation)'입니다. 이 기사를 쓴 데니스 노마일 기자는 기사 취재를 위해 얼마 전 방한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 방문시 여주의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기사에도 소개된 교수모임(공주대 정민걸 교수 등) 멤버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사이언스紙 '4대강 사업' 기사 캡쳐 <사진출처 : 한겨레>

그렇게 작성된 기사는, '한국의 4대강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고 강바닥을 준설하는 사업이 과학자와 환경운동가의 강한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바로 이어지는 것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공사가 한창인 남한강 여주 부근의 바위늪구비의 모습을 조망한 내용입니다.

서울에서 서쪽으로 차를 타고 두 시간쯤 달리면 훼손되지 않은 한 습지가 있다. …이곳은 이동성 물새와 국화를 포함한 희귀 식물종의 서식지 역할을 해왔다. …생태유전학자인 공주대학교 정민걸 교수는 "이 식물들은 하천의 계절적인 범람과 조화를 이루며 진화해 왔으며, 야생 동물도 이에 적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화는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현재 남한강에 건설되고 있는 댐들은 남한강을 길게 이어진 호수로 바꿀 것이다. 바위늪구비의 한쪽 끝은 자연 유산 지역으로 보호를 받는 것 같지만, 이미 준설을 위해 표토가 제거됐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도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생태적 변화는 여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16개의 댐(보)을 건설하고 5억 7000만 세제곱미터 넓이의 모래와 자갈을 준설하며, 700킬로미터에 이르는 강바닥을 파낸다.

사이언스지에서 지적하는 것은 4대강 사업이 계속될 경우 발생할 '생태적 변화'입니다. 이동성 물새와 희귀 식물종의 서식지가 매립되는 것을 포함해, 4대강 사업은 강과 강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사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두고 '환경에 큰 혜택 줄 것'으로 보는 정부와 '생태적 재앙'으로 보는 학계(교수모임 등)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때문에 이번 기사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이와 관련한 한국 내부 정황을 세세하게 밝히면서 국내외 널리 포진해 있는 독자들로 하여금 나름의 판단을 내리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미 국내에 잘 알려진 내용일텐데... 이 기사가 화제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 몇가지 불분명했던 사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2가지 정도를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사이언스 기사에서 알게된 새로운 사실

첫째, 이번 기사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이뤄지는 '생태계 파괴'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슈중 하나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중국 국토의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한국이 황사로 고통받듯이, 환경 파괴 문제는 한 나라의 내부 이해관계에서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사이언스지의 독자들 중 상당수는 저명한 학자 집단입니다. 이들이 보기에 '4대강 사업이 환경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이 타당하게 여겨질 것인지, 어떨 지도 궁금합니다. 과연 우리 정부는 세계의 지식인들 앞에서도 계속 같은 주장을 펼칠 수가 있을까요?

둘째, 현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문제와 관련해 여러 반발에 부딪쳤습니다. 그러자 들고 나온 것이 4대강 사업은 UNEP(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유엔환경계획)가 승인한 사업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란 주장입니다. 실제로 4대강사업추진본부에서는 보도 자료를 통해 "UNEP가 한국의 획기적인 녹색 성장 사업을 인증했고, 한국은 4대강 사업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분명 UNEP가 한국의 녹색 뉴딜 사업을 긍정적으로 봤으며, 그 핵심 과제인 4대강 사업에 주목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뭔가 변화가 생겼나 봅니다. 사이언스지의 기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이 마침내 UNEP의 귀를 열게 한 것 같다. 11월에 발간된 한국의 녹색 성장 비전에 대한 UNEP 보고서 초안은 (한국에서) 4대강 사업에 관한 논란이 있으며, 한국이 습지대에 관한 잠재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이를 저감시키라고 촉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의 지형학자인 콘돌프 교수는 "UNEP가 체면을 유지하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이전의) 승인을 철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UNEP의 최종 보고서는 내달 나올 예정이다.

다음달 UNEP 최종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실릴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이미 4대강 사업은 '녹색 성장'이 아니라 '녹색 페인트칠을 한 환경 파괴'라는 것은 점점 자명해져 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생명을 파괴하는 4대강 공사를 즉각 멈춰야 합니다. 이 땅은 우리 세대만 살고 끝날 땅이 아닙니다. 우리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가아할 땅입니다. 계속된 환경 파괴의 짐은 그 아이들이 짊어지게 됩니다. 4대강 개발로 4대에 빚을 안기는 셈입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포크레인을 멈추십시오,.

사이언스지 '복원인가 파괴인가? <기사 번역본 보기 / 프레시안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