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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5 6월 2일, 바보가 되어 주십시오 (3)

6월 2일, 바보가 되어 주십시오

공유하기 사실 제가 인터넷 세상을 둘러볼 시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다음'에 연재됐던 허영만 화백의 '꼴' 을 겨우 챙겨보는 수준입니다. 그나마도 지난 3월에 완결되어, 인터넷 서핑을 하는 재미가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뒤늦게 1년 전의 웹툰 한 편을 보게되었습니다. 정글고를 그린 김규삼 작가가, 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는 만화였습니다.

김규삼 작가의 추모 웹툰

만화를 보고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명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이야기. 지난 일요일, 어렵사리 다시 열린 서울 광장에 가득 들어찬 시민 여러분들을 보면서 든 생각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서울광장, 열리기까지 참 쉽지 않았지요?



전 그 광장에 평온하게 앉아계신 분들이 '깨어 있는 시민'으로 보였습니다. 아니, 그냥 깨어 있으신 분들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스스로 민주주의의 기둥임을 알고, 기꺼이 그 기둥이 되겠노라 결심하신 분들이셨습니다. 어느 새 사람들 사이사이에서 메아리치고 있던 6월 2일 지방선거. 그 분들의 손에 들려있던 투표하겠습니다, 투표합시다-라고 외치던 메시지들. 어느덧 추모행사는 추모에서 그치지 않고, 투표독려를 위한 또 하나의 마당이 되었습니다.

(이상 이미지 출처 : 미디어오늘)

유감스럽지만, 큰 추세로 볼 때 투표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아지는 것을 단순히 국민의 정치 무관심 정도로만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란 민의를 정치에 반영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수단입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정치가 희망을 주지 못했고, 정치에서 희망을 보지 못한 유권자분들이 등돌리셨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치에 등 돌리진 말아주십시오. 나쁜 정치인이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량한 시민들이 뽑은 정치인이라고 합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없다면, 정치인은 머슴이 아니라 벼슬아치가 됩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민 위에서 내려다 보게 됩니다. 국민이 주주가 아니라 사원이 되고, 대통령이 사장 노릇을 하고 맙니다.

그제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붙어있던 '백욕이 불여일표'라는 말이 맞습니다. 투표는 누군가를 뽑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이 한 표의 '힘'을 가지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투표하는 사람들의 말은 정치인들이 무서워 합니다.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의 말은, 말로는 잘 새겨듣겠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듣지 않는 것이 분명한 현실입니다. 부끄럽지만 분명한 현실입니다.

(이미지 출처 : twitter.com/5thBeatles)

6월 2일, 초여름이 향기로울 그 날 아침에 편히 쉬다 놀러 나가는 '똑똑이'보다 굳이 수고스럽게 투표소를 찾는 '바보'가 되어주십시오.
그 바보들이 더 많아질 때, 정치인들이 바보들을 무서워하고, 사람 사는 세상이 조금 더 가까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지방선거날에는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모두를 위한 '바보'가 되어주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