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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2005-07-06 09:42]


[프레시안 최서영/기자]"비단 영화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화는 언제든지 정치권력의 필요에 동원될 수 있다는 옛날식 생각이 문화 자체의 자율성을 인정하라는 움직임과 충돌하는 거에요. 한국사회의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입니다. 문화와 정치권력의 관계가 한층 복잡하면서도 새로워진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홍건표 부천시장에 의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에서 해촉된 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같은 기간(7월 14~23일)에 '리얼판타스틱영화제'를 준비중인 김홍준 운영위원장을 4일 만났다.
  
  김 위원장은 "제가 부천판타스틱영화제를 방해하거나 리얼판타스틱영화제를 홍보해서 개인적인 성공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고 허두를 뗐다. '리얼…'을 계기로 지자체장의 일방적인 의지에 영화제가 좌지우지되고 민주적 절차나 문화예술 축제에 대한 사회적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상황이 주목 받았으면 한다는 얘기다.
  
  그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측이 "그간 시민을 외면하고 매니아 중심으로 갔던 영화제를 이제서야 시민에게 돌려준다. 영화인들을 보려면 '리얼'로 가고 영화를 보려면 '부천'으로 오라"고 말하고 있는 데 대해 기가 막혀 했다. '리얼'과 '부천'이 분리된 연원을 생각하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영화제를 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김 위원장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장터 열고 고기 굽게 해주면 소외 안 시키는 건가"
  
  프레시안 :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측은 32개국 1백72편의 영화와 함께 '시민들을 소외시키지 않는'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했다는데….
  
  김홍준 : 소외시키지 않는 게 뭔가. 영화제 컨셉과 맞지 않는 장터 열고 고기 굽게 해주면 시민들을 소외시키지 않는 건가. 부천판타스틱영화제는 시민의 축제이지만 동시에 영화제다. '상상력, 대안적인 대중성, 신인감독 발굴'이라는 모토로 시작한 영화제라면 부대행사도 그 정체성에 맞아야 한다.
  
  시민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공연도 나쁘지 않지만 '비주류 감수성의 해방구'로 기획된 영화제에는 음악영화 상영 후 즉석 언더락밴드의 공연이 더 어울린다. 그럼에도 6~8회 영화제 때는 협찬을 받아 KTF 콘서트도 열었다.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해 왔다는 건 리얼판타스틱영화제를 비판하기 위한 사후논리일 뿐이다.
  
  영화제가 양질의 영화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를 게을리 하면서 관계 없는 부대행사로 사람들의 머릿수부터 채우고 보자는 발상은 일종의 사기다. 영화제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관객과 영화의 행복한 만남이다.
  
  프레시안 : 부천판타스틱 측은 지난해 영화제 6만 관객 중 부천시민은 3천8백여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홍준 : 부천시민들의 참여율이 낮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의 위성도시로서의 성격을 감안하면 상대적인 거다. 그동안 시민들의 '즐거운 참여'를 고민했지만 그렇다고 영화제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틀어가면서까지 기쁘게 해줄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부천영화제를 단순히 먹고 마시고 즐기는 축제가 아닌 부천시민들이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국내ㆍ국제 행사로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더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매년 예산 24억원 중 부천시의 비중은 6억으로 4분의 1이었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국비 5억, 경기도비 3억, 입장수입 및 기업협찬이었다. 국고 지원을 받는다는 게 뭔가. 영화제는 부천시민의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영화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제의 질은 끝난 뒤 관객들이 평가할 것"
  
  프레시안 :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의 차이점이 있다면….
  
  김홍준 : 차이의 의미가 다르다. 한쪽은 안정된 기반과 지명도를 바탕으로 한 공적자금으로 운영하지만, '리얼판타'는 무보수 스탭들의 자발성과 영화인 및 시민들의 후원에 의지한다. 기업후원이 전무하고 행정상 불편함은 있지만 리얼판타영화제의 질은 보장한다. 부천측이 주장하는 '대중성' 문제도 영화제가 끝날 무렵에 관객들이 평가할 것이다.
  
  영화제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자체나 기업 등이 후원을 제안한다면 환영이지만, 단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시키는 조건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를 성원해준 사람들을 배신하는 것이다. 저나 우리 스텝들은 일자리나 집행위원장 자리가 탐나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현재 자발적인 후원금이 3천만원이 넘어갔다. 총비용은 2억 정도 예상하고 이 중 75%는 입장수입에서 얻길 희망한다.
  
  프레시안 : '마르크스의 침공!!! 동구권 SF영화 특별전'에 공을 들였다고 들었다.
  
  김홍준 : 판타스틱 영화제의 진정성을 보존하고, 가치와 정체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간판프로그램이 특별전이다. 영화제 프로그램은 일종의 큐레이터 역할이다. 이미 만들어놓은 패키지 그대로 트는 게 아니라. 꿰어낼 수 있는 컨셉을 찾는 과정이다. 이 특별전은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 전세계 최초다.
  
  동구권 SF는 색다른 SF로서도 볼수 있고 지금은 사라져버린 동구라파 문화로서 볼 수도 있다. 단순히 할리우드 주류 영화에 식상한 관객으로서 막연한 호기심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다만 유명한 감독, 상을 탄 작품 등과 같은 분류는 지양했다. 판타스틱 영화제의 재미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직접 느껴보시라고 말하겠다.
  
  "여론의 심판 없으면 지자체 횡포 계속될 것"
  
  프레시안 : 정치권력이 문화자율성을 쉽게 침해할 수 있는 구조를 지적했는데….
  
  김홍준 : 그렇다. 다만 문화와 정치권력 간의 관계가 일방적이던 예전과는 다르다. 문화의 고유한 전문성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시각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언제든지 동원하고 이용가능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충돌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영화제는 지방 문화축제 등 다른 분야보다는 건전하게 발전한 편이다. 과천 마당축제, 남양주 야외공연 축제 등 주목받지 못해 그렇지 문화계의 전문인력과 지자체 간의 갈등으로 파행을 빚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내가 개인적 희생과 인신 공격을 감수하면서 이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적어도 이러한 일이 영화제건 문화축제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부당한 횡포가 반복되는 이유는 여론의 심판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일종의 무관심도 무관심이지만 또 문화계 쪽 사람들이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는 일이 많다. 저나 스텝들도 '리얼판타'를 기획하지 않았으면 뿔뿔이 흩어졌을 것이다. 지난해 부천영화제 사태 때 많은 영화인들이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일종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혹자는 제 식구 감싸기라 하는데, 감독이나 배우가 뭐가 아쉬워서 지지하겠냐. 사회 전체에 대한 메시지라고 본다.
  
  "영화제 구조부터 고쳐야 제2, 제3의 부천사태 안 일어나"
  
  프레시안 : 영화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을 말한다면….
  
  김홍준 : 우선 영화제 정관부터 고쳐야 한다. 영화제 최고 수장인 조직위원장이 지자체장이고, 인사와 예산권을 쥔 이사회가 지자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로 채워진다. 이 끈을 끊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 내가 명색이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이었지만 집행위 구성원도 따로 없었고 스탭 추천권조차 없었다.
  
  나 또한 이런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독립성을 확보했어야 하는데 영화제 치르는 데만 몰두해 그렇게 못했다. 어떻게 보면 비겁했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원혜영 시장의 '지원하되 간섭않는' 방침이 있었기에 문제를 절실히 느끼지 못했던 측면도 있다.
  
  그런데 홍건표 시장이 되고 나니 순식간에 모든 분위기가 바뀌었고, 시스템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결심이 모든 것을 좌우하면서 구조적 문제점을 절감하게 됐다. 집행위원회가 이사회와의 관계를 정립하고 독립된 운영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제2, 제3의 부천영화제 사태가 없으란 법도 없다.

최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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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겨레당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때에

혜영이가 날 찾아와서 묻더군

 

"이번에 제가 국회의원 출마하는 것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래서 난 그얘기만 했지

 

"딱 두가지만 물어보자.

너 정말 올바른 양심대로 할 자신이 있느냐?

그리고 돈에 움직이지 않을 자신 있느냐?"

 

"양심대로 하자니까 지금 이렇게 고생해 가면서 데모도 하고 그런거고, 또 돈이야 제가 뭐라도 하면 될 텐데 뭣 하러 몇 푼 돈에 휘둘리겠습니까. 그 점은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렇다면 한번 해봐라. 되든 안되든 실력대로 정직하게 한번 시도해 봐라. 대신 그 약속 어기면 너 자신은 물론 나라꼴 망치는 거다."

 

그런데 처음에는 떨어졌어.

그것도 아주 무참하게. 사실 처음에야 나도 될 거라는 생각 같은거 전혀 안했어.

그런데 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시간이 좀 지나니까 사람들 말이 가능성이 보인다는거에요.

역 앞에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그러는데

사람들이 다들 와서 악수를 청하면서 아주 좋은 반응을 보이더래.

그래 혹시 되려나 기대도 했었지.

 

그런데 선거라는 게 참 알수 없는 거더군. 우리야 사실 돈 봉투는

커녕 비누 한장 돌릴 형편도 아니었고. 그저 정정당당하게 하자.

그렇게 선거를 했는데 당선자가 1만 8천인가 2만인가 나왔는데

쟤는 6천표가 나왔어

 

하지만 기분은 좋았어. 선거날이 가까워지니까 막 흑색선전이

돌고 삐라가 뿌려지고 별별 짓들을 다 해댔지만 우리는 그런거

안했어. 정말 말 그대로 당당하게 떨어진거지.그러니까 후회는

없던거지. 그리고 그 마음 그 뜻이 전달되었는지 한번 재수해서

결국은 제 뜻을 이루게 되었고...

 

처음 선거에 나섰던 그때나 저번 대통령 선고로 정권이 바뀐

지금이나 혜영이를 지켜보는 내마음. 아니 우리 가족 모두의 마음은

변함이 없어. 그때 약속했던 대로 정말 올바른 양심대로 행동하고

또 더러운 돈에 휘둘리지 않고.....그렇게만 해준다면 그리고 다른

정치인들도 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더이상바랄 게 없는거지

 

정치라는게 뭐 별건가?

자기 뜻 자기 포부 제대로 펼치는 걸로

자기도 살고 또 남도 잘 살게 하는거

그게 진정한 정치이고 올바른 정치 아냐?

 

 

<생명을 풀무질 하는 농부>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