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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구 획정! 국회는 손 떼고

선거구획정위는 맡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구획정 법정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선거구 획정은커녕 지역구 의석수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제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4+4 심야회동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해당사자가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조정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선거구 획정을 이해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적 비판이 높았던 이유가 그것입니다. 개리맨더링 같은 파렴치한 문제들이 생겨난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을 맡으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거구 획정을 위해 국회의장 산하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의원 정수를 정하고,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수정하지 못하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하여 의결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개정안을 발의한 바가 있습니다.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위원의 구성에 중립성을 강화했고, 막대한 권한도 부여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독립된 위상을 주지 않고 중앙선관위 산하에 두는 쪽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국회의원 정수를 정할 수 있는 권한 역시 배제되었습니다. 선거구획정안만 마련하도록 법안이 통과 된 것입니다.

비록 애초의 취지에서 많이 물러서긴 했으나 지금의 선거구획정위원회 역시 선거구 획정에 대한 권한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사용하지 않고 정치권 눈치를 보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정치혁신을 향한 국민의 여망을 알고 있다면 저런 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우리가 하겠다며 그토록 당당히 주장했던 선관위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국회의 책임도 있습니다.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해달라는 국민의 뜻을 반영한 입법의 취지에 맞게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선거구획정안 마련을 위한 의원 정수 획정, 그 중에서도 지역구 의석 수 획정의 권한까지 부여해야 합니다.

 

오늘도 여야 간에 협상을 계속 해 나간다고 합니다. 정치권도 선관위도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은 선거구 획정에서 손을 떼고 선관위 산하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차질 없이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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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세 가지 정치혁신 요구

(책임·선진·시민 정치) 실천하려면

 

 

 

"최근 여야가 정치혁신 경쟁을 벌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달 초까지 내가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을 맡는 동안 지속적으로 들어왔던 질문 중의 하나다. 대답은 간단하다. 그만큼 ‘정치 불신’이 깊은 탓이다. 정치권 안에서 이뤄진 최근의 ‘혁신 경쟁’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정치권 나름의 자구 노력이다. 오늘날의 정치는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상투적인 불만’ 정도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상황이 심각하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는 생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편만해 있다.

정치혁신은 시민 눈높이에 맞춰야… 맹자의 여민(與民) 사상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중이 제 머리 깎는 일이란 얼마나 어려운가! 정치권 내부의 혁신 논의가 얼마나 유권자들을 만족시킬지는 미지수이지만, 소위 정치 불신의 형태로 나타난 시민들의 질타는 정치권 스스로 개혁의 어젠다를 설정하고 경쟁하도록 밀어붙였다. 그런데 혁신은 단순한 반성과는 달라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런 점에서 정치혁신에는 ‘시민들의 시선과 평가’ 라는 본질적 요소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정치혁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그 대답은 "시민의 의사와 눈높이에 맞춰서"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흔히 '위민'(爲民)이라는 말로 자신들의 역할을 포장하고 유권자인 시민들을 대상화한다. 그러나 정치의 본질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이미 수천 년 전 맹자는 ‘여민'(與民)이라는 말로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일깨웠다. 시민(당시의 백성)의 눈높이에서,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다. 서양의 정치사상 발전사를 보아도 정치의 주체는 시민들이었다. 시민사회가 태동하고 비로소 정치가 만들어진 것이지, 정치가 시민계급을 낳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시민사회가 부여한 권리를 행사하는 대리인일 뿐이다.

오늘날 정치를 향한 시민의 요구는 무엇인가? 복잡해 보이지만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정치의 본령인 책임성을 갖추라는 요구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시대에 맞는 선진정치를 구현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정치를 본래 주인인 시민들에게 돌려주라는 것이다. 시민의 요구, 시민의 눈높이, 시민의 의사가 정치혁신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요소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당연히 법과 제도를 통해 근본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5년 단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무책임정치… 책임정치 위해 개헌해야

첫 번째로 책임정치의 구현과 관련해서 한 가지 지적하고 넘어가자면,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낳는 가장 큰 폐해는 무책임한 정치라는 점이다. 최근 박근혜정권의 추락을 가리켜 좋은 말로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은데, 대선 때 내세운 장미빛 공약들이 한결같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초심을 잃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책임질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라도 공약을 지키려는 노력을 할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처럼 ‘나는 더 이상 치를 선거가 없다’고 선언하고 눈치 안 보는 개혁을 밀어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의 결단일 뿐이고 혁신은 개인의 의지에 기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구조에 있다.

1987년 체제의 극복은 시대적 과제이고, 그 중심에는 5년 단임 대통령 중심제가 있다. 유례없는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의회가 지니는 한계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여당의 행태에서 잘 드러난다. 이런 제도 하에서 여당은 구조적으로 대통령에게 예속된다. 대통령이 책임지지 않는데 여당이 혼자 책임성을 강조할 리는 만무하다. 문제 있기로는 야당도 할 말이 없지만, 설령 야당 혼자 책임정치를 부르짖는다 해도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제대로 된 책임정치의 구현을 위해서는 개헌 논의가 시급하다. 권력구조의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개헌은 가장 근본적인 과제이고, 선거 없는 해인 올해가 그 골든타임이다.

선진정치 위해 소선거구제 진지하게 반성해야… 10월까지 선거구 획정해야

두 번째로, 선진정치 구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제도 개혁, 그 중에서도 구조개혁이다. 현 선거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정은 필연적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이루지 않을 수 없는 토대가 되었다. 한국의 정치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해묵은 승자독식과 과대 대표성을 해소해야 한다. 또한 다양성과 소수 의견의 보호도 중요하다. 당연히 지금의 소선거구제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모색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제도라고 보이는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비롯해서 중대선거구제나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 등 다양하고도 열린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이 일과 관련해서 가장 시급한 일은 정치개혁특위를 조속히 가동하는 것이다. 법적으로 선거구 획정은 선거 전 6개월 전에 이뤄져야 한다. 내년 총선에 대입하면 10월까지는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국회 일정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올해 상반기 즉 6월까지는 선거제도 개혁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그래야 9월 국회에서 합의된 내용을 통과시킬 수 있다. 정개특위 가동에 대해서는 여야 간 합의가 된 상황이지만 시민사회의 부단한 감시와 채찍질이 필요하다. 가장 민감한 사항이 선거구 재획정에 따른 비례대표 비율 문제인데, 자칫 비례대표를 줄이는 퇴행적 방향으로 쉽게 의견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절대적으로 시민사회의 강력한 의견 제시와 감시가 필요한 이유다.

정치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로컬파티, 오픈프라이머리 등이 과제

마지막으로, 선거제도 개혁에는 정치를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몇 가지 과제들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것들로는 로컬파티(풀뿌리운동에 기초한 것으로 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정당') 허용을 중심 내용으로 하는 정당법 개정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등 공천 개혁에 관련된 내용 등이 있다. 모두 풀뿌리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공정한 정치 참여 기회를 제공하며 정치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것들이다. 물론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철저한 논의가 이뤄져서 보완돼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려면 앞서의 과제들과 마찬가지로 여야 간 혁신의 공조는 물론이고 그 공조가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절실하다. 또한 다양한 외부 전문가가 폭넓게 참여해서 논의의 전문성과 결과의 정당성을 제고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정치혁신 실천하려면 여야의 공조, 시민의 비판적 관심 필수

당내의 정치혁신실천위원회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현실적인 실천 가능성이었다. 현란한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 결과 여당과의 논의 없이 우리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꽤 의미 있는 정당개혁 과제들을 정리하고 전당대회 이전에 당헌당규에 반영할 수 있었다. 당의 구조를 삼권분립 체제로 확고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윤리심판원의 위상을 규정하고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해 당내 공천 제도를 정비했다. 재정(국고보조금) 운용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들과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한 가시적 조치들을 취했다.

이제 남은 과제들은 우리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여당과의 공조가 아니고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보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혁신의 과제들이 남아 있다. 물론 이 과정은 당연히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많은 것들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디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정치의 주인인 ‘시민의 비판적 관심’만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사 원문 보러가기: http://me2.do/xxykYw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