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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희호 여사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5주년 기념식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원혜영 의원의 인사를 받고 있다. 2015.12.10.

 

기사원문 바로가기: http://me2.do/GAGFlD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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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여기까지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지난 2000년 6월 15일 오전 10시 28분.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처음 나눈 대화입니다. 짧고 간결한 인삿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인사와 함께, 그동안 적대적 의존관계였던 남과 북은, 평화시대로 가는 문을 열게 됩니다. 전쟁 시대의 종식과 평화 시대의 개막.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이 합의한 6.15 남북 공동선언은, 바로 평화 시대의 문을 여는 열쇠였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물론 그 이후엔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때론 도발을 당하기도 했고,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놀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워진 약속은 쉽게 깨지지 않았습니다. 금강산 관광길이 열렸고, 개성공단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이젠 더이상 전쟁이 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바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10년

 
그렇지만 6.15 선언 10주년이 된 지금, 우리는 다시 남과 북이 서로 대치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상대방을 처벌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한쪽에선 억울하다며 불바다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뭔가 서글픈 기분이 듭니다. 1988년 시작된 남북 교역 교류는 완전히 중단되어 버렸고, 남북을 이어 준 철도 역시 제 구실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꾸려왔던 평화인데, 이렇게 쉽게 날아가야 하는지 암담하기만 합니다.    

6.15공동선언발표 10주년기념 평화통일민족대회가 열렸습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사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10주년 기념행사는 평양에서 열렸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에 따라 각자 지역에서 치루는 자체 행사로 대체되었습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가 평양에서 행사를 거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정부에 허가를 요청했지만, 정부와 통일부의 답변은 일체의 남북 교류를 금한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천안함 사태 원인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는 시기, 남북이 불안정한 관계를 이어가는 와중이라 정부의 이런 결정을 납득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10년 전 두 정상이 만나 평화와 협력을 모색했던 걸 고려하면 이런 현실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남과 북이 다시 적대적 의존 관계로 돌아가 버린 것은 아닌지하는 걱정까지 듭니다.
 

대북관계 풀어갈 능력이 미약한 MB정부


외교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옳다고 해서 세상이 다 우리의 옳음을 이해해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이렇게 하겠다고 해서 세계가 우리를 그렇게 하도록 놔두지도 않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등 3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남북관계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해결의 단초는 북한이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에겐 풀어갈 방법이 없다는 점을 스스로 고백한 셈입니다. 얼마전 짧게 방한했던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투 트랙'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이야기했던 것보다도 못한 대책입니다. 우리가 방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니 말로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해결방법은 UN에 자꾸만 의지하게 됩니다. 북한이 움직이지 않으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 스스로를 몰아넣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을까요? 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만나십시오. 따지든 욕하든 일단 만나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남과 북의 소통 채널을 다 끊고 외부에 의지해 해결하려는 것은, 결국 한반도 위기를 해결할 힘을, 다른 국가들에게 넘겨주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하는 지에 따라 결정되는 남북관계라니... 생각만해도 조금 아찔합니다. 

평화는 값비싸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두 분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는 분들이에요. 후손들에게 축복받을 수 있는 일들을 하시면 좋겠어요. 두 분이 정상회담을 이어가기를 바라죠. 솔직히 이명박 대통령께 6.15공동선언을 한번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셨을 때 여기에 오셨는데, 그때 남편의 3단계 통일방안에 대해 당신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거든요. 그러니 그때 말한 것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정일 위원장한테도 우리가 평양에 갔을 때 합의한 그대로 지켜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진출처 : 노컷뉴스>
 
6.15남북공동선언 10주년을 맞아, 북한의 초청장을 받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신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님께서 하신 이야기입니다. 비록 어려운 상황이라 지금은 방북 할 수 없겠지만, 옳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다시 냉정하게 상황을 보고, 6.15 남북공동선언의 합의로 돌아가야 합니다. 평화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평화는 결코 값싸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 평화는 매우 값비쌉니다. 때론 이를 꽉 물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화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앞으로 2년, 국회 외교 통상위원회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외교 통상 위원으로 일하면서, 제가 꼭 얻고 싶은 것이 바로 평화입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한 외교, 평화의 댓가로 얻어지는 통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마음만으로 잘 되는 것은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민을 믿고 가겠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보여준 깨어있는 시민의 단결된 힘을 믿는다면, 굳게 닫힌 한반도 평화로 가는 문도 반드시 다시 열릴 것이라고 믿습니다.
 
전쟁이 아닌 평화, 이번 지방 선거에서 국민이 선택해 주신 것입니다. 그 평화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소통 없는 정부의 맨 꼭대기까지, 국민 여러분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힘껏 받들어 올리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시고,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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