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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월드컵의 열기로 온 대한민국 국민들이 들썩거렸던 시간. 우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전한 우리 대표팀은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16강이 결정되던 순간,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우리 선수들의 모습에 저도 잠시 뭉클했습니다. 경기를 지켜본 모든 분들이 그러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보다 앞선 지난달 21일, 모두 아시겠지만 북한 축구대표팀은 포루투갈에 0:7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전반전까지는 0:1로 선방하는가 싶더니, 후반전 들어 많이 흔들려버려 보는 우리를 안타깝게 만들었지요.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과 우리가 함께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드니 더욱 아쉬웠습니다. 한 편으로 ‘우리가 한 팀으로 경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강한 팀이 될까’하는 상상도 했었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 : 마이데일리>

축구로 하나 됐던 남과북

‘경평축구대회’를 아십니까?

아마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상상해 보셨을 것입니다. 북한이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놀라운 경기력에 우리 대표팀이 합세하는, 정대세와 박지성이 함께 뛰는 상상 말입니다. 천안함 사태로 촉발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남과 북의 축구 스타들이 한데 모여 경기를 치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알고 보면 우리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축구로 하나가 되어 왔습니다. 다름 아닌 경평축구대회(서울-평양의 지역 대항 축구 경기)입니다. 이 대회는 일제 강점기에 큰 호응을 얻은 행사로 시민들이 축구경기를 통해 식민의 설움을 달래고 독립의 의지를 다진 민족단결의 행사입니다.

당시는 몇 명만 모여 있어도 집시법으로 잡혀가던 시절이라 합법적으로 대규모 군중이 모일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부터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강이었나 봅니다. 경평축구(서울-평양의 지역 대항 축구 경기)로 시작하여, 두 지역 선수들이 ‘조선축구단’을 결성, 전일본축구대회에서 우승하여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었답니다.

그리 생각해보면 축구만큼 우리 민족을 이어준 스포츠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1946년에는 광복 후 처음으로 경평축구를 부활시켰고, 그 뒤 냉전기에도 축구를 통한 교류는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결승전 무승부로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도 특별한 일이었지만, 시상대 위에서 북측 선수가 남측 선수를 밀어낸, 냉전 시절 치열했던 체제 밖 경쟁을 보여준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1990년 10월에는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 이듬해에는 청소년대표팀을 남북단일팀 ‘코리아’로 꾸려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2002년 9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나란히 걸고 친선경기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에는 북한 국적의 조총련계 안영학 선수가 K리그에서 뛰는 놀라운 일까지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경평축구대회’였으니 행사의 가치란 정말이지 대단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분열을 통합으로, 전쟁을 평화로
2010년 경평축구대회를 제안합니다.

이번 월드컵, 우리 국민들 상당수가 한국 대표팀 경기는 물론 북한 대표팀 경기도 응원했다지요. ‘우리는 한 민족이니까, 이웃나라가 아닌 한 몸이었으니까’라며 북한 대표팀의 한 경기 한 경기에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1980년대, 국제경기에서 북측과 경기를 하게 되면 중계방송에서 ‘북괴'라고 칭하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변화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진출처 : 인터뷰365>

하지만 이제, 우리는 서울 한복판 봉은사에서 다같이 모여 경기를 보고,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응원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감개무량합니다. 이념에 얽매이지 않은 젊은 친구들이, 브라질이나 포르투갈보다 당연히 북측을 응원한다고 말하는 훈훈한 광경은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축구는 공 하나만 있으면 남과 북을, 세계를 하나로 융합시킬 수 있는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MB정권 이후로 경색되어버린 남북관계를 풀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올해 경평축구대회를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천안함 사건, 대북 경제 제재, 북핵문제 등 정치적으로 너무 경직된 상황이지만, 축구만큼은 한 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음을 이미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2010년은 한국전쟁 60주년이며, 경술국치 100주년이자, 월드컵 최초로 남북한이 동반 출전한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시기적으로도 최적이라고 판단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005년 서울시장 재직당시 서울시차원에서 경평축구대회의 추진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대회 개최 일정은 오는 10월 4일을 기준으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0.4 정상회담을 통해 발현된 남북공존공영의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행사가 열린다면 더욱 뜻 깊지 않겠습니까?

‘세 개의 심장’에서 ‘세계의 심장’이 되 준 박지성 선수가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인민루니’(개인적으로 그리 맘에 드는 닉네임은 아닙니다만) 정대세 선수가 이끄는 북한 대표팀이 서울에서 또는 평양에서 한데 모여 공 하나를 쫓는 모습. 서로의 유니폼을 교환하며 어깨동무한 남북 선수들의 모습. 저는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민주 정부 10년의 성과를 계승하기 위해서라도 경평축구대회가 꼭, 반드시 치러지길 기대해 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어제 '치맥' 하셨습니까?

공유하기 월드컵 기간에는 닭고기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지난 12일 그리스전의 다음날에는 방송인 손석희 씨가 공개적으로 '치킨'이야기를 할 만큼 응원과 함께 하는 야식으로는 통닭이 역시 제일인가봅니다.

어제는 아마 통닭과 함께 한 잔술로 아르헨티나전에서의 패배의 쓴 맛을 달래신 분들도 많으실 걸로 생각합니다.

어제 경기, 어디서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는 역시 응원은 여럿이 모여서 하는 게 제일이라 생각하고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부천시민들과 함께 관람했습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정말 엄청난 열기였습니다. 부천 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운 붉은 물결!
악마뿔 머리띠를 한 김상희 의원과 함께 구경했습니다. 시원한 맥주도 빠질 수 없지요.


사실 평소에는 정장을 주로 입기 때문에 이렇게 빨간 티셔츠를 입을 일은 정말 흔치 않습니다. 어쩐지 빨간 티셔츠를 입고 크게 함성까지 지르니 느낌만이라도 한결 젊어진 것 같습니다.


김만수 부천시장 당선자, 그리고 부천 종합운동장을 찾은 외국인도 함께 '대~한민국!'을 외쳤습니다.


전반전 추가시간에 이청용 선수의 멋진 골이 터지자 운동장 안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후반전도 처음에는 기세가 오르는 듯했지만 축제분위기가 그렇게 오래 지속될 순 없었습니다.

괜찮다고 멀리서나마 선수들을 격려하던 마음 따뜻한 부천시민들과 함께 응원을 했던 것만으로도 모두가 한 마음이 되는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함께 맥주도 마시고, 환호와 탄식을 함께한 우리 부천시민들과도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학교 다니느라 이런저런 공부하랴 몸과 마음이 지친 우리 청소년들과도 함께!


비록 실력차이를 느끼며 패한 경기였지만 그래도 아직 월드컵이 아주 끝난 것이 아닙니다! 나이지리아전에 다시 심기일전하여 1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우리도 더욱 열심히 응원해서 원정 첫 16강을 꼭 이루기 바랍니다! 더불어 전국의 통닭집 사장님들도 힘내십시오!

대한민국,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