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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잊고 계시리라 생각지 않습니다. 오늘이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투표 시작 시점은 오전 6시부터입니다.




지난 선거를 통해 여러분께서는 깨어있는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숨겨 둔 게 아니라 언제고 꺼내놓을 수 있는 것임을 대한민국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똑똑히 알려주셨습니다.

MB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의지.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위협하는 4대강 사업을 막아내겠다는 의지.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차별 없이 주고 싶다는 의지. 그 외에도 잔뜩 품어둔 의지를 숨김없이 표출하셨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여러분의 그런 모습을 다시금 보고 싶습니다. 지난번과 같은 또는 그 이상의 결과를 바라는 마음이 없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당의 일원으로 또 국회의원으로서 선거결과란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제가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구태여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제가 보고픈 ‘현황’은 개표결과 전에 참여 현황입니다.

그 참여가 저희 민주당에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리라고는 확신하지 않습니다. 선거란 사필귀정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보고픈 것은 분명 국민 여러분의 참여입니다. 살아있는 국민의 뜻이 선거라는 계기를 통해 이 나라 정치에 반영되는 모습을 저는 보고 싶습니다.

여전한 그들에게 알려주셔야 합니다.

지난 선거 결과를 두고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뜻을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좀 더 낮은 자세로 반대의 목소리도 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반대의 목소리를 듣겠다던 그들은 “누가 뭐라고 한다고 해서 너무 움츠려들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대는 있더라도 결과만 내놓으면 국민의 평가는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답답한 생각을 여전히 버리지 못했습니다. 홍수위험 속에서도 속도전 양상을 띠고 강행되는 4대강 사업을 멈추려들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환경운동가들과 종교계의 목소리에 여전히 귀를 닫고 있습니다. 게다가 야권 단체장들이 이 대통령을 만나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단체로 모여서 다른 지역의 4대강 문제까지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는 궤변만 늘어놓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대화가 필요한 시점임에도 정부와 여당은 자기 목소리만 낼 뿐 일절 ‘소통’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한 건 4대강 사업뿐만이 아닙니다. 정말로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뜻’조차 국민들이 단체로 떼쓰는 것으로 착각하는 건 아닐지 걱정입니다.

“이재오 찍어라, 안 찍을 거면 회사 나가라”

이젠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불러드려야 할까요? 선거 전 어처구니없는 일을 연달아 터뜨리는 것도 여전합니다. 총리실 민간인 사찰에 성희롱 파문까지 드러난 일들을 보자면 당황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 더 있습니다.

어제 보도된 기사를 보면,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신 공기업 감사가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원들에게 이재오 후보를 찍을 것을 강요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답니다. 은평구 선관위는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고 했지만, 외압을 받은 직원들이 한두 명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검찰에 고발할지를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선거 때도 여러 차례 드러났지만 그들의 관권선거 전략은 진행형인가 봅니다. 물론 이재오 후보는 관련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외압을 넣은 감사와 이 후보는 분명한 친분관계가 있으며 이번 사건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숨어있을 표’가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중요성은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두 차례 재보선 패배와 6.2 지방선거 패배로 정부와 여당은 고심하고 있습니다. 태도는 변한 게 없지만 분명 국민 무서운 줄 알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다면 그들은 다시 오만해질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한 것처럼 이번 선거에서 성과를 낸다면, MB정권의 후반기 국정운영은 탄력을 받게 될 공산이 큽니다. 4대강 사업 등 대다수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들조차 소통 없이 이해만 요구하며 멋대로 진행할 것입니다. 여기저기서 욕을 먹어도 그들의 표현대로 뚜벅뚜벅 움츠려들 필요조차 느끼지 않은 채 걸어갈 것입니다. 막을 방법이 있다면 그것 역시 국민 여러분의 뜻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매체들이 앞 다투어 ‘숨은 표’의 출현 여부를 거론합니다. 얼마만큼 나올지 그 위력은 또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는 내용의 기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선거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깨어있는 의지가 드러났을 때 어떤 위력이 발휘되는지 모두가 확인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판단됩니다.

그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십시오. 의지와 뜻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십시오. 국민이 주인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숨어있을 표가 아님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은평을, 충주, 광주 남구에서만이 아니라 선거가 치러지는 모든 곳에선 당당한 한 표로, 선거가 치러지지 않는 곳에 계신 분들이라면 또 그간 담아두셨을 뜻을 밝혀주시리라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관련기사>
[한겨레] ‘숨은 표의 위력’ 이번에도 통할까
[오마이뉴스] "이재오 찍어라, 안 찍을 거면 회사 나가라"
[연합뉴스] 7.28 재보선 8곳, 오전 6시 투표 시작


관권선거 의혹 부풀리는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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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곳에서 관권선거 의혹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하도 여러가지 사건들이 한꺼번에 터지고 있어서, 일일이 다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 진보단일후보인 곽노현 후보가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습니다. 서울시 관악구선거관리위원회(구선관위)가 각 세대에 배달되는 선거공보물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공보물을 누락(2400여 부)한 채 발송한 것입니다. 특히 구선관위는 발송 마감시한 이틀 전인 지난 26일 은천동 주민센터에서, 곽 후보의 공보물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통보받고서도 이를 무시한 채 발송 작업을 진행시킨 것으로 확인되어 더 당혹스럽습니다.

공보물 발송작업을 맡은 관악구 은천동 주민센터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곽 후보의 공보물이 4,000부 가량 모자란 것을 파악했으나, 이 사실을 구선관위에 알리자 실무자가 '어쩔 수 없으니 그대로 진행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교육감 선거 후보의 공보물이 누락된 것이 '어쩔 수 없는 일' 이라고요? 이런 발언이 사실이라면, 선관위는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정보와 공약을 공정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회를  바로 선관위가 박탈한 것입니다. 어쩌다 그런 것도 아니고, 알고 그랬다면 문제는 정말 심각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선관위가 관권선거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4대강 사업 반대'(관련글 : 4대강 사업, 국민에 대한 폭력입니다)와 관련된 활동은 규제하고 정부의 홍보는 방관하는 것부터 큰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선거중립을 선관위가 직접 갖다버린 셈이라며 누리꾼들이 조롱했지만, 선관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현안인 '무상급식 실시'를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같은 캠페인을 전부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하였습니다. 또한 야권단일화 후보가 두려워서인지 "단일 후보가 공개장소 연설, 대담을 통해 선거운동을 할 때 직접적으로 다른 정당 소속 후보자를 위해 선거운동을 해선 안 된다."는 해석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경기도 선관위 산하의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교육감 후보 TV토론에서 '무상급식'을 의제에서 제외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관련글 : 무상급식에 대해선 토론하지 말라는 선관위) 경기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무상급식 의제가 TV토론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74.8%에 달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무상급식'이 토론의제에서 빠진 것에 대하여 "의제는 공정하게 선정했다."고 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빠졌는데도 '공정하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예상대로 결국 경기도 교육감 후보 TV토론은 주요쟁점이 빠진 채 맥빠진 토론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선관위의 납득하기 힘든 태도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희대 학생회가 제작한 '등록금 해결 위해 투표에 참여하자'는 홍보물을 두고 선거법 위반이라는 해석이 번복되기도 했습니다. 유례 없이 매우 높았던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신청 열기에도 기준인원 2천 명을 고집해 투표의지를 꺾는가 하면, 부재자 투표 실시 이틀 중 하루만 실시하는 투표소도 많았습니다. 선관위가 말로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실제로는 투표 열기를 꺽고 있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의심할만한 대목입니다.


솔직히 정말 노골적입니다. 관권선거가 이루어지는지를 감시해야할 선관위가 거꾸로 관권선거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어찌 이해해야 좋을 지 모르겠습니다. 선관위도 지난 10년을 잊고, 198~90년대로 돌아간 것일까요?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악이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선한 자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관권선거가 자행되는 6.2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거꾸로 가는 시계를 멈춰야 합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