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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지난 6개월 간 국론만 분열시킨 ‘세종시 수정안’이 오늘을 끝으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습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된 것을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의원 60여 명이 본의회의 부의한 결과, 재석 275인 중 찬성 105인, 반대 164인, 기권 6인으로 부결되었습니다. 지난 6.2지방선거 이후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던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떼쓰기도 여기까지여야 할 것입니다.

(사진 출처 : 뉴시스)

생각해보면 경제적으로 실용을 내세우는 현 정부가 이런 시간과 효율성의 낭비를 초래한 것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미 다년 간의 국회의 검토를 거쳐 추진되고 있던 행정중심복합도시에 갑자기 어깃장을 놓았습니다. 세종시의 자족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은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닙니다. 자족기능은 이미 원안에 다 마련되어 있습니다. 행정기관을 이전시키고 그 이후에 자족적 기능을 성숙시키는 단계에서 문화, 교육, 의료, 첨단 지식산업 등이 입주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부 기업에 특혜를 주지 않으면 큰일나는 그런 허술한 원안이 아닙니다.


국토의 10%에 인구의 50%가 살고 있습니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해야 하는 당위성은 ‘수도권 과밀화’라는 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보아도 국토 10%에 인구의 50%가 산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단연 앞서는 수치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가 기술도, 자본도, 기반시설도, 그 아무 것도 없었을 때에는 거점도시를 마련해 공업화, 도시화를 하는 것이 경제발전의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현재 수도권의 과밀화는 규모의 경제를 넘어선 수준으로 국민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전국 교통애로구간의 90%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도심평균주행속도는 1980년 30.8Km에서 2001년 16.6Km로 절반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또한 교통혼잡비용은 1991년 2.9조 원에서 2003년 12.4조 원, 2007년 14.3조 원으로 급증하였습니다. 환경적으로도 국내 오존주의보의 95%가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상하수도 폐기물 처리 비용도 연간 4조 원(2004)에 이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나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방의 소득은 수도권의 1/3에 불과하고, 낙후지역의 경우 1/10 이하에 이릅니다. 또한  교육, 의료, 문화기회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 지방의 자생적 발전 역량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국가전체적인 발전을 헤치는 요소인 것입니다.


국민의 뜻, 모르는 척 하는 것입니까?

아시다시피 저는 수도권인 부천시 오정 출신의 국회의원입니다. 현재의 수도권 상황으로는 우리 지역구민뿐 아니라 국민들 전체의 삶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행정복합도시 원안사수 대책위의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부천시장을 할 때부터 다방면에 발생하는 도시문제의 해법은 수도권의 과밀화를 해소하는 것뿐이라는 소신 때문이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참패를 맛본 뒤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는 한결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옳다.”와 “나는 내 길을 간다.”는 식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필요도 없었던 여야 대결, 심지어는 여당내 대결까지 부추겼던 세종시 수정안을 먼저 내세운 것은 정부였습니다. 표의 노예가 되지 말자던 분들이 자신들의 표밭인 수도권 불패, 강남 불패를 위해 세종시에 메스를 들이댄 것입니다.


그러더니 지방선거 참패 후엔 국회에서 처리할 일이라며 발을 뺐습니다. 오늘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소속의 찬성토론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었던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하면 그것이 책임 있는 대통령의 자세라 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이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전한 그 뜻을 전혀 모르지는 않았기에 국회로 책임을 돌리려 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귀를 막고 고집을 부린 이유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고 싶습니다. 상임위에서 부결된 법안을 본회의에서 다시 부의하지 않는 관행을 깨가면서까지 억지를 쓴 이유는 무엇입니까? 

녹을 먹고 사는 공무원, 공공기관의 장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직무에 최선을 다 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다 해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 해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 했을 때에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국민들께 사과할 줄 알아야 합니다. 

대통령 또한 공무원입니다. 원론적으로 보면 대통령은 국민에게 고용된 고용인인 것 입니다. 그런데 고용주의 요구를 무시하고 스스로 벌인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말만 반성한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라고 하지 마십시오. 국민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아닙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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