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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국민에 대한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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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명동성당에서는 정부의 4대강 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시국미사가 열렸습니다. 20여 년간 굳게 닫혔던 본당이 허락된 것은, 그만큼 나라에 위중한 일이 벌어졌다는 반증이기에 마음이 많이 무거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이 '생명을 살리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주장을 뒷받침해줄 증거는 아쉽게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진지한 경고와 과학적 조언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사업 경과만 봐도 그 폐해는 충분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 정부와 한나라당은 괜찮다며, 공사가 끝나고 나면 다들 환영할 거라는 고집을 부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고집을 그냥 고집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이건 고집이 아니라 명백히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 자연에 대한 폭력입니다.

청계천이 예언한 4대강 사업

사실 이런 일은 2005년에 이미 예견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옛 서울의 북촌과 남촌을 가르던 6km의 작은 청계천을, 거대한 콘크리트 어항으로 만들기 시작한 바로 그 때부터 말입니다.
청계천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일까요? 
이제는 1,300km나 되는 4대강을 대형 수족관으로 뜯어 고치려 하고 있습니다.

멀쩡한 강에 콘크리트를 들이붓는 것도 황당한 일인데, 거기에 어떤 사회적 합의를 만들거나, 의견을 묻는 과정도 없었습니다.
종교계를 비롯해 수많은 환경단체와 각계의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해도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MB 정부와 여당은 이런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대형 토목 공사를 세금으로 강행합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입니다.

국가의 예산이 집행되기 위해서는 국회의 심의와 결의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이러한 모든 민주적 절차를 무시했습니다. 
4대강 사업의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전에 이미 곳곳에서 기공식을 하고 업체를 선정해 강바닥을 파내기 시작했습니다. 
국민들의 반대여론을 못 들은 체하고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기 바쁩니다.

강은 그냥 흐르는 물이 아닙니다

게다가 정부는 지금 '자연에 대한 엄청난 폭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홍수피해 예방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년 큰 피해를 내는 홍수는 4대강이 아니라 지천에서 주로 일어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사는 4대강에서 이뤄지며, 4대강 주변 환경을 파괴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한강 강천보 공사현장, 출처 : 최병성의 생명편지)

강은 그냥 '흐르는 물'이 아닙니다. 

물줄기와 그 강을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생태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체입니다. 
그 생명체를 손대는 것이, 인위적으로 물길을 바꾸고 인공적인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알 수 없다면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4대강 공사는 어떻습니까? 
자신의 임기내에 끝내야 한다는 욕심이 과해, 인부들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일을 시키며, 오히려 4대강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윤종일 신부님이 시국미사 강론에서 아래와 같은 성경 구절을 봉독하신 것이 더 가슴 깊이 다가옵니다.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함께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롬 8:22)

늦었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이제라도 무분별한 4대강 파괴를 막아야만 합니다.

4대강이 신음하면 함께 사는 우리 국민도 신음하게 됩니다. 
4대강이 고통을 겪으면 함께 사는 우리 국민도 고통을 겪게 됩니다.
민주주의와 자연에 가하는 폭력은, 바로 우리 국민에 대한 폭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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