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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상욱 자유선진당 서울시장 후보,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지난 9일 오후, KBS가 12~13일에 예정되어있던 수도권 후보 TV 토론회를 취소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야당 후보들이 토론회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강력하게 반발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KBS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토론회를 무산시켰습니다. 하지만 KBS의 TV 토론회는 처음부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토론회였습니다.

3분 30초와 1분 30초의 대결

일단, 각 후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발언 시간부터가 편파적입니다. KBS는 현직 단체장인 오세훈 후보에게 시정 평가에 관한 1분 간의 모두 발언과 다른 후보자들의 질의에 대해 30초 씩 답변 시간을 가지고 추가로 1분간 보충 발언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서울 시장 후보는 네 사람 이므로 오세훈 후보는 총 3분 30초의 발언 기회를 갖지만 야당 후보들은 1분 30초의 발언 기회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얼핏 보아도 두 배 이상 차이나는 발언 시간을 가지게 된 오세훈 시장이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에 KBS 측은, 서울시장 재선 후보가 처음 있는 일이고 현직 단체장이라는 이유로 다른 후보들의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니 추가 시간을 주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발언 시간은 그 어떤 후보도 납득하기 힘들 것입니다. 발언시간이라는 중요한 요인을 사전협의도 없이 정한 것은 KBS 측의 월권행위나 다름 없습니다.

결말이 정해져있는 편파적 토론 논제

문제는 발언 시간만이 아닙니다. 토론 논제 또한 매우 편파적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쟁점은 '세종시'. '4대강', '무상급식'입니다. 그런데 이번 토론회에서 앞의 세 논제가 한꺼번에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울, 경기, 인천에서 각각 하나씩 다루도록 되어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시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은 세종시 문제와 일자리 창출방안, 도시 경쟁력 강화 방안 세 가지의 논제만을 다루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에 민주당 한명숙 후보 측은 “오세훈 후보에게 맞춤 밥상을 차려주었다” 라며 강력히 비판한 바 있습니다.


 <사진출처 : 민중의소리>

이 문제에 대해 KBS 측은 시간 관계상 모든 논제를 다룰 수 없으니 나머지 논제들에 대해서는 각 후보들의 입장을 VCR로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토론회를 하자는 것이지 상영회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각 후보들의 입장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전문가 5인에 의해 정해진’ 세 가지의 논제를 미리 정해놓고 토론회를 진행시키는 것은 TV 토론회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위입니다. 게다가 "야당이 주장하는 세 가지의 주요 쟁점 사안을 각 지역구 별로 하나 씩 분배하였으니 되었다" 라는 것은 억지나 다름 없습니다.

공영방송의 전파는 정부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다

이번 일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내놓았습니다.

(중략) …특히 이런 토론방식은 지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KBS가 스스로 마련한 ‘토론방송 준칙’에도 맞지 않다. KBS는 ‘토론방송 준칙’에서 ‘토론방송 진행 규칙’을 12개 항목으로 세세하게 구분해 ‘토론의 공정한 진행을 위해 엄격한 시간 규제를 한다’, ‘사회자는 후보자의 발언 순서·발언 횟수·발언 시간 등을 균형 있게 운영해야 하며 특정정당이나 후보자가 유리 또는 불리하지 않도록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정했다. 토론 진행 과정에서 엄격히 지켜야 할 규칙인데 KBS는 처음 룰을 정할 때부터 이를 어긴 것이다. …(중략)

이렇듯, 스스로가 정한 규정조차 숙지하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KBS의 처사입니다. 이에 대해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에 의심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공영방송은 정부 방송이 아닙니다. 방송으로 이윤을 남기지 않고, 오로지 시청자가 내는 수신료를 주 재원으로 하며, 공공 복지를 위해서 활동하는 것이 공영방송이라 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고, 공공 복지를 위해 그 어떤 매체보다 공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공영방송의 TV 토론회가 공정성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KBS 측은 "야당의 후보들이 일방적으로 취소하였다" 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야당 후보들이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앞뒤 없는 변명들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과연 KBS의 그 변명을 국민들은 얼마나 믿어줄까요. 공영방송을 표방하고 있는 이상, 그 이름에 담긴 뜻과 무게를 항상 인지하고 행동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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