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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이러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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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도 안됩니다. 트위터도 안됩니다. 무상급식도 안됩니다.
요즘 선관위가 선거에 나선 분들에게 계속 하는 말입니다. 안됩니다. 안됩니다. 안됩니다.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선관위에서 항상 하는 말처럼, 선관위는 법을 지키는 곳이지 법을 만드는 곳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선관위에서, 지나치게 경직된 법적용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이 아닐겁니다.

한겨레 <선관위, ‘여당 선거도우미’로 발벗고 나섰나>

선거관리위원회의 관권 선고 조장 의혹?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지난 26일 내놓은 입장은 이렇습니다. ‘4대강 사업과 무상급식 등에 대한 정당 활동, 시민단체 집회, 서명운동은 선거법 위반’이라고요. ‘4대강 사업과 무상급식 등은 각 정당과 입후보 예정자들이 6.2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채택해 정치논란이 계속되는 사안인 만큼, 선거쟁점에 해당되므로 이에 대한 정부 및 정당, 단체의 활동은 선거법 적용을 받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또, 지난 2월 중순 선관위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한 특정 정당 및 후보자 지지와 반대 글 게시도 금지시킨 바 있습니다.

<사진출처 : 한겨레>

공정한 선거 관리, 물론 중요합니다. 사실 지난 시절, 우리는 수없이 많은 금권·관권 선거를 봐왔습니다. 이 때문에 선관위의 행보가 언제나 조금 딱딱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선관위가 변화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적용을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이 처음도 아닙니다. 지난 2007년 대선 때는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제한 논란을 일으켰고, 그보다 앞선 2002년에는 노사모를 걸고 넘어져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제재가 유권자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고, 정책 선거를 오히려 훼방하고 있다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최근 4대강 사업, 무상급식 등에 대한 선관위의 선거법 적용은 형평성에 어긋난 처사로 보입니다. 선거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정책을 두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를 포괄적으로 제한한다면, 정책 선거가 과연 가능할까요?

또한,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도 위축시킬 소지가 다분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친환경무상급식연대는 “국민의 정치적․사회적 표현의 자유는 선거와 무관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유권자로서 정부 정책을 감시․평가․요구하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라는 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참고 : 오마이뉴스 <찬성은 합법, 반대는 불법... 이중 잣대 선관위>

무상급식 운동은 시민단체들이 10년 이상 지속해 온 것이며, 4대강 사업 반대 운동 역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핵심 쟁점으로 들고 나왔을 뿐, 이들 이슈를 발굴하고 공론화시킨 것은 국민들의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모두 막아버렸습니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과 종교계,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관권선거를 조장’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동네북이 되어가는 선관위, 슬픕니다.

물론 선관위에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만 금지시킨 것은 아닙니다. 중앙선관위는 4대강사업 반대를 금지시켰다가 종교계·야당·시민단체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자, 28일 정부에 대해서도 4대강사업 홍보 중단을 촉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정부가 즉각 선관위를 공개비판하고 나서버렸습니다. 결국 헌법독립기구인 선관위는 여기저기서 비판받는 동네북 신세를 자처한 모양새입니다.


그간 선관위가 원칙을 지키고, 정도를 걸어왔다면 이런 비판은 많이 수그러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2008년 총선 마지막 휴일인 4월 6일, 이명박 대통령이 이재오 당시 국회의원의 지역구(서울 은평 뉴타운 건설 현장)를 방문한 사건, 기억 하십니까?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며, 중앙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재오 의원은 패색이 짙었던 만큼, 선거 막바지에 이뤄진 대통령 방문은 분명한 선거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었습니다. 이를 선관위나 여당, 청와대가 모를 리도 없었을 것이고요. 그러나 이에 대해 선관위가 밝힌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대통령은 은평 뉴타운 현장에 가서 공사 인부들을 만난 수준이므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선거 관계자를 만난 적도 없는 만큼 문제 삼기 어렵다.”

참고 : 아이뉴스24 <MB 선거개입 논란, 정치권 강타>

이 나라의 대통령이, 최측근의 지역구를, 그것도 선거기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결과에 아무런 영향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 라는 것. 착각 아닌가요. 예…. 아마도 당시 선관위를 빼고는 그 누구도 그렇게 여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최근 선관위가 취한 여러 조치에 대해 국민들이 갖은 의혹을 보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관대한 선거법 적용이, 어떤 사안엔 지나치게 엄격한 선거법 적용이 이뤄지니, 그 공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선거가 끝날 때까지 선관위의 판단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말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아고라 토론장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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