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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이 돌아가시기 하루 전 날일입니다. 법정 스님의 고향인 전남 해남 미황사에서, 음악가 노영심씨를 통해 눈 맞은 동백꽃과 매화 꽃송이들을 보내드렸다고 합니다. 그러자 법정스님께선, 꽃잎들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이렇게 이야기를 건네셨다고 합니다.

"...올라오느라 고생했구나..."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에 이야기를 건넬 줄 아는 마음. 그 마음 씀씀이를 제가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바로, 살아있는 모든 것의 가치를 존중하려는, 스님의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예, 우리는 가끔, 세상엔 사람만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잊고는 합니다. 꽃들도, 풀들도, 나무들도, 짐승들도... 하물며 곤충들까지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세상이거늘, 우리는 가끔, 사람만 살아가고 사람만 살아있는 세상인 것처럼 착각하고는 합니다.

... 그렇지만 어찌, 사람만 살아가는 세상일까요.



종교계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얼마전 천주교 주교회의에서는 공식적으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천주교뿐만 아니라 불교, 기독교, 원불교 등 4개 종단에서 모두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 상주에서는 4대강 반대를 위한 공동 기도회도 열렸다고 하지요. 

천주교 주교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무분별한 개발로 단기간에 눈 앞의 이익을 얻으려다가 창조주께서 몇 만 년을 두고 가꾸어 오신 소중한 작품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불교계도 이미 연합방생법회를 연 적이 있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도 「생명의 강 살리기 하루금식 사순절 연속기도회」를 4월 4일까지 계속 열고 있습니다. 수경 스님은 아예 4대강 사업 현장인 여주보 공사장 인근에, '강처럼 사는 집'이란 뜻을 가진 '여강선원'을 여셨습니다.

어느 종교인지를 떠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만은 다들 한결 같습니다. 생명을 위해,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사람만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고, 우리만 살다 버릴 세상이 아니니까- 우리를 위해서 죽어갈 생명들을 더 보고만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이 3월 13일 여강선원 개원식에서 ‘생명의 강을 위한 기도문’을 낭독하고 기도문을 태워 날려보내고 있다.(출처)


법정스님도 반대하신 4대강 사업, 끝까지 막아내겠습니다.

법정스님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셨던 것도, 그런 이유였을 것입니다. 생명을 위한 일이기에, 살아있는 것은 모두 그 나름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기에.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지요.

"근래에 와서 이 땅의 생태계가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주위를 보면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이 허물고 파헤쳐져 피 흘리며 신음하고 있습니다 

... 그런 중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 사업으로 은밀히 추진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계획은 이 땅의 무수한 생명체를 파괴하려는 끔찍한 재앙입니다. 

... 이 땅은 조상 대대로 내려 온 우리의 영혼이고, 살이고, 뼈입니다.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신성한 땅입니다. 

... 이런 땅에 대운하를 만들겠다는 생각자체가 국토에 대한 무례이고 모독입니다.

- 2008년 4월20일, 서울 길상사에서 열린 정기법회에서, 법정스님

그리고 또 이런 이야기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아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생명은 기적이며 축복입니다.”

“살아있는 강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합니다. 물줄기를 직선으로 만들고 웅덩이를 파고, 강가를 콘크리트로 막으면 살아있는 강이 아닙니다.”

- 수경스님_법정 스님을 기리며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누군들 다르겠습니까만, 떠나신지 오래되지 않아 마음이 애틋합니다. 인사 한마디 제대로 못드린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참 부끄러운 마음도 듭니다. 그저, 스님께 약속 하나 드릴 것이 있어서 송구스런 마음 무릅쓰고 한글자 한글자 적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법정스님, 저 역시 스님 말처럼 "이런 무모한 구상과 계획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사전에 나서서 막아야 한다. 그것은 신성한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약속 드립니다. 예, 4대강 사업, 꼭, 막아내겠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다시 한번 약속 드립니다. 
4대강 사업, 꼭, 막아내고야 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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