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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인터뷰 제1부

"입법전쟁은 휴전 아닌 종전한 것, 현인택은 '부적격 종합세트' 후보"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3선·부천 오정)는 1차 입법전쟁을 끝낸 지난 1월 6일의 여야 합의문을 '종전협약서'라고 표현했다. "입법전쟁은 휴전한 게 아니라 종전"이라는 것이다. 2월 국회에서 미디어관련법 등 '쟁점법안'(민주당은 'MB악법'으로 표현)을 처리하겠다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대한 반박이다. 합의문에 논란 법안에 대한 처리여부와 그 시기 방식 등이 다 규정돼 있으므로 이것을 지키면 된다는 것이었다.

지난 6일 오후 국회에서 만난 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너무 무리하게 강행하다 제 풀에 무너졌고, 그래서 수치심과 오기 때문에 2차 입법전쟁을 운운하는 것"이라면서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홍 원내대표의 말에 크게 반박을 안 하고, 무시하고 있는 상태"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9일과 10일에는 각각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와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원 원내대표는 현 후보자에 대해 "이 정부가 아무리 북한을 적대적으로 대한다고 해도 북한에서 보기에 가장 적대적인 주장과 행동을 한 사람을 대북창구에 앉힌다는 것은 너무나 상식에 어긋난다"면서, 도덕성과 전문성을 포함해 '부적격 종합세트 후보'라고 표현했다.

원세훈 내정자에 대해서도 "역사적 경험상 대통령의 사적 통치기구로 제일 중요하게 활용된 기관에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를 앉혔다는 점에서 권력사유화 의지를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세훈 내정자가 행정안전부 장관을 했기 때문에 국내 문제는 잘할 것이고, 안보 문제는 학습능력만 있으면 된다"(홍준표 원내대표)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내사찰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국내 상황 잘 안다는 것은 국정원 업무와 관계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준 요청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검찰의 용산참사 수사결과가 나온 뒤에 경질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현 정부 국정 철학의 핵심은 '속도전'"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 남소연


- 이명박 대통령 취임한 지 1년이 다됐는데, 종합평가를 한다면.
"저처럼 찍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해 많은 분들이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는데 적임자라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을 많이 줬다. 또 당장 결과는 좋지 않아도 기대감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부분이 전면적으로 무너진 게 굉장히 안타깝다. 그것이 대통령이 국민에게 주는 기본적인 신뢰가 아닌가."

-'용산참사' 같은 사건이 지난 1년의 누적이라고 보나.
"작년 말의 부끄러운 입법전쟁이나 이번 철거민을 상대로 무리하게 해서 빚어진 참사나 근본적으로 똑같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말까지 시한을 정하고, 대상 법안까지 정해서 밀어붙이면서 '속도전'이라는 용어를 썼다. 이 속도전이 국정철학의 핵심이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도 속도전을 효과적인 국정수행의 제1원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농성을 시작한 지 세 시간 만에 진압결정을 내리고, 25시간 만에 진압에 들어간 것이다. 검찰 조사 이야기 들어보니 용산참사 때 바닥이 우툴두툴해서 매트리스를 안 깔았다고 한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잠자라고 매트리스 까는 것도 아닌데.

야당을 쓸데없이 반대하는 사람들이니 경위들을 동원해 끌어내야 할 사람들로 보고 있고, 철거민들도 쓸어버릴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런 인식이 저런 참사를 빚었다고 생각한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난 '입법전쟁'에 대해 청와대와 관계없는 독자적인 결정이라고 하는데.

"나도 홍 원내대표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냥 듣고 넘어간다. '전쟁'이라는 표현은 홍 원내대표가 먼저 썼다. 그런데 그는 민생관련 법안을 먼저하고 이념법안은 2월에 하겠다는 2단계 전략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이념법안이 어디 있느냐'고 하자, 홍 원내대표도 단계론 포기하고 전면전으로 나선 것이다.

홍 원내대표도 그런 상황에 대해 불만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있다고 본다. 자기 계획대로 했으면 'MB악법'을 처리하는 데 좀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1월 6일 합의문은 종전협약서... 한나라당 무리하다 제풀에 무너진 것"

-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월국회에서 '쟁점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2월 국회 어떻게 예상해야 할까. 본회의장 점거를 또 하기도 어려운데.

"기본적으로 지난 연말에 우리 의원 수가 적었음에도 'MB악법'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법 자체가 악법이라는 것과 한나라당의 절차와 과정의 무시가 결국 국민무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독려와 경위까지 동원한 거대여당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2월도 마찬가지다. 국회 회의장을 요새화했다고 하는 것은 우리한테 불리한 환경일 수 있지만, 그것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1월 6일 합의다. 절차와 기준을 따져 처리하자는 여야 간의 합의다.

입법전쟁은 휴전한 게 아니라 종전한 것이다. 여야합의문은 종전협약서다. 합의서에는 모든 법안마다 상정할거냐 말거냐, 시기를 정할 거냐 말거냐, 처리할거냐 말거냐가 다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1월 2일에 각 언론에 보도됐던 '권선택 중재안'에 '미디어관련법은 2월국회에 상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합의 처리하도록 노력한다'고 돼 있었으나 최종합의안에는 이 부분(2월 국회에 상정)이 빠지고 빠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한다고 돼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는 '1월 임시국회에 상정하고 2월에 협의처리한다'로 못 박혀 있다. 분명한 맥락이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상정시기를 정하지 않은 것을 2월 국회에 상정한다면 합의를 깨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나라당이) 너무 무리하게 강행하다 제 풀에 무너진 것 아닌가. 그래서 수치심과 오기 때문에 저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홍 원내대표의 말에) 크게 반박을 안 하고 무시하고 있는 상태다."

-'빠른 시일내'라는 표현은 통념상 2월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한나라당이 그렇게 주장하는데, 앞뒤를 연관시켜 보면 된다. 국회 파행의 단초를 제공했던 한미FTA비준동의안을 한 달도 안 돼서 2월에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서 그게(선비준이) 얼마나 무리하고 실익이 없는지, 한미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안 것 아닌가.

한나라당이 (지난 협상 때) 한미FTA비준안을 올해 전반기 내에 처리하는 것으로 정하자고 한 것도, 우리가 거부했다. 미국의 처리방향을 보고 판단해야지 시일을 정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체 흐름을 보면 한나라당도 처리에 강한 의지가 있으니까 우리도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지 않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 남소연


- 홍 원내대표가 오늘(6일) "민주당이 상임위별로 법안심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 단독으로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임위를 열면 속수무책 아닌가.

"그렇다해도 합의서에 상정시기를 정한 게 있고 아닌 게 있다. 그것대로 하면 된다. 출총제는 이미 상정해줬다. 금산분리 완화법안은 이번에 상정해 줄 것이다. 일방적으로 하면 안 된다.

홍 원내대표가 지금 곤궁하니까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이다. 관례상 대표연설 때는 다른 법안을 심사하거나 해서 쟁점을 흐리지 않도록 해왔다. 인사청문회도 국민들의 관심이 크기 때문에 동시에 상임위를 여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청문회가 얼마나 중요한가. 개별상임위에서 하는 것이지만, 국회를 대표해서 하는 것이다."

- 2월 임시국회에 대한 민주당의 메시지가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용산국회'인가, '일자리국회'인가.

"저쪽(한나라당)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끝난 전쟁을 또 꺼내니까 물론 (한나라당이 하자는 정쟁의) 명분이나 동력이 약해졌지만 그에 대한 대응을 해야한다.

용산참사의 비극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지 않고 있다. 군사정권의 한 특징이 공권력행사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었다.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과는 기본적으로 관철돼야 할 사안이다.

한나라당이 국민적 논란소지가 많은 사회적 갈등법안을 억지로 하지 말고, 여야합의가 가능한 긴요한 사안들, 예를 들면 중소상인의 카드 수수료 인하 같은 것부터 하면 된다."

- 국회연설에서 '민간 파시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표현 아닌가.

"느끼는 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용산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법질서 집행에 혼선을 줄 것인지만 고민하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나도 없다.

전두환, 박정희 대통령은 쿠데타 원죄 의식 때문에 이런 사건들에 대해 대단히 민감했다. 당시 국력에 비해 이렇게 국회를 크게 지은 것도 3권분립이 되고 있다는 것을 포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 정부는 국민에 대해, 야당에 대해 형식적으로라도 존중을 해주려는 자세가 없는 것이다."

- 지난 1월 31일자 < 한겨레 > 여론조사를 보면, 김석기 내정자 거취에 대해 '사퇴해야'가 41.9%, '사퇴할 필요 없어' 49.6%로 나타났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김석기 내정자 사퇴에 대해 국민들이 그다지 공감하지 않는 것 같다. 왜 그렇다고 보나.

"설을 전후해서 이번 참사가 경찰이 아니라 과격한 철거농성 때문에 일어났다는 홍보가 다양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진행됐고, 그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렇지만 우리 조사도 그렇고, 외부 기관조사도 그렇고 한나라당의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도 사건발생 원인이 공권력의 잘못된 사용에 있다는 여론이 50% 이상이었다. 직접적인 책임을 누가 지는가 하는 것보다는 국가적 책임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 김석기 내정자 청문회에는 응할 것인가.
"설마 김석기 내정자를 국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무 책임이 없으니 국회에서 인준해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만약 인사청문 요청을 해온다면.
"그건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국민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용산참사에 관리책임이 있는 원세훈 내정자를 국정원장에 인준요청하는 것도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데, 직접 지휘책임자를 임명하려고 한다면 그에 대한 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현인택 인사, 북한에 '너희들이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 할래' 강요하는 것"





ⓒ 남소연


- 현인택 내정자에 대한 검증 초점은 무엇인가.
"통일부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통일부를 맡긴다는 것인데, 이 정부가 아무리 북한을 적대적으로 대한다고 해도 북한에서 보기에 가장 적대적인 주장과 행동을 한 사람을 대북창구에 앉힌다는 것은 너무나 상식에 어긋난다.

'너희들이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 할래'라고 강요하는 것인데, 예의도 아니다. 이명박 정부도 남북관계를 영원히 대결구도로 끌고가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할 텐데, 아주 적절하지 않다. 통일문제에 전문성도 없고, 논문중복게재 등을 보면 도덕성 문제도 있고 부적격 종합세트 후보 같다."

-속된 말로 '한 놈만 팬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현 내정자가 대상인가.
"원세훈 내정자도 현 내정자 못지않게 결점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그야말로 이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권력의 사유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추측이 아니라 역사적 경험상 대통령의 사적 통치기구로 제일 중요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활용된 게 정보부, 안기부 아니었나. 중앙정보부 자체가 그런 이유 때문에 출범한 것 아니었나.

국정원, 검찰과 경찰, 국세청 중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국가기구로서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독재의 첨병으로 만들어지고 행동해온 기관이 국정원이라는 점에서, 최측근 임명은 권력사유화 의지를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국정원에 대한 전문성도 전혀 없는 것이고.

서울시 부시장 때 아들을 소방서에서 공익근무하도록 해 고시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하는데 그것도 따져볼 문제다. 특히 공개되지 않는 정보기관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더 엄격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런 것들 때문에 원 내정자가 더 문제가 많다는 의견도 있고, 현 내정자가 종합적으로 문제가 더 많다는 말들도 있다."

-홍 원내대표는 "원세훈 내정자가 행정안전부 장관을 했기 때문에 국내문제는 잘할 것이고, 안보문제는 학습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하더라.

"그런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겠으나, 국내사찰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국내 상황 잘 안다는 것은 국정원 업무와 관계없는 것 아닌가."

2009.02.08 오마이뉴스 황방열기자

해당 인터뷰 동영상은 동영상 코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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