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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은 再生(재생) 할 수 없다
- 상해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 붙여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다녀 온 분들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아프더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이역만리 타향 땅에서 목숨과 맞바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애국선열들의 본거지를 방문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이거니와, 깜짝 놀랄 만큼 낡고 초라하며 비좁은 임시정부 청사의 실제 모습을 보게 되면 ‘우리 선조들이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일제에 맞섰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슴이 저릿하고 눈물이 절로 나게 마련입니다. 

 

 

▲김구 주석 흉상 옆에서

 

임시정부 청사는 상해시 황포구의 어느 구석진 주택가 좁은 골목 안에 있습니다. 골목 창가마다 어지러이 빨래가 널려있고 그냥 지나치면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이곳이 과연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곳인가 할 정도입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비좁은 통로들과 낮은 천장 아래 애국지사들이 사용하던 낡고 초라한 가구들이 있습니다. 김구 주석께서 쓰셨다는 침대를 보면 과연 이렇게 작은 침대에서 성인 남자가 잘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최근 영화 ‘암살’을 통해서 우리 임시정부의 활약상이 새롭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만, 상해 임시정부는 3.1 운동 직후에 세워져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한 곳입니다. 윤봉길 의사의 의거도 바로 이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민족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과 약산 김원봉 선생 같은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이 너나없이 힘을 합쳐 무장투쟁을 준비하던 곳입니다. 그런가 하면 김구 주석의 백범일지처럼 우리 민족의 독립을 향한 드높은 기상과 정신이 곳곳에 배어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윤봉길 의사 흉상

 

그토록 의미 있는 이곳을 초라하게 방치해 온 것은 후손 된 입장에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이 임시정부 청사에 대한 전면적 개보수와 정비를 거쳐 재개관식을 하게 되어 국회 외통위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 할 수 있었습니다. 만시지탄이긴 하나 광복 70주년을 맞는 지금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할 것입니다.

 

 

▲김구 주석 손녀 김미 씨(좌) 윤봉길 의사 손녀 윤주경 씨(우)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번 재개관식이 한중 양국의 공동 주관으로 치러졌는데 그 개보수 비용 전액을 중국 정부가 부담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중국이 우리에게 호의를 베푼 것으로 이해 할 수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은 우리 정부의 예산으로 하는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우리 땅에 있는 유적이 아니라 해도 중국과 잘 협조하여 마땅한 도리를 다 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광복군 출신 애국지사 김우진 선생과 함께

 

 

 

우리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에 관하여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민주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출발이 바로 이 낡고 초라한 집에서 시작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이 역사적인 재개관식을 맞아 국내의 일부 세력들이 주도하는 그릇된 ‘건국절’ 논란이 자취를 감추기를 바랍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 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편협하고 왜곡된 이념에 경도되어 온전히 살아있는 우리의 분명한 역사를 외면하려는 움직임은 마땅히 저지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분단과 대립의 역사 속에서 가려지고 잊혀졌던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서도 마땅히 경의를 표할 줄 아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역사를 온전히 간직하고 기리는 올바른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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