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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不法)도 불법(佛法)이 되는 자비의 큰 법을 좇아”

 

 

 

 

부처님의 한없는 자비가 온 누리에 미치기를 기원합니다.

어제 저희 부천시의 대표적인 사찰인 석왕사에서 ‘부천 이주민 지원센터 20주년 기념식’이 있었는데요. 임영담 주지스님께서 기념사 중 뜻밖에 제 이름을 언급하셨습니다.

 

“원혜영 부천시장이 2001년도에 不法(불법)을 저질렀다”

 

무슨 얘기인지 어리둥절하시죠?

석왕사를 세우신 임영담 주지스님께서는 잘 알려진 불교계 개혁파 인사로 오래전부터 사회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신 분입니다. 부천 이주민 지원센터 역시 스님께서 시작하신 ‘부천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모태로 발전해 온 사회봉사기관으로 현재도 스님께서 이사장을 맡고 계십니다.

 

지금이야 다문화 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되면서 그나마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이십년 전 만 해도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은 한 마디로 비참했습니다. 부천 외국인 노동자의 집은 그런 이주 노동자들의 삶과 인권을 돌보고 지켜주기 위해 세워진 기관입니다. 불법체류자가 많은 당시 외국인 노동자들의 특성 상 본의 아니게 ‘불법적인(?)’ 일들도 꽤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2001년, 제가 부천시장을 할 당시 새로 세워진 ‘부천시 근로자 복지회관’의 1개 층을 ‘부천 외국인 노동자의 집’이 사용하도록 허가를 내드렸습니다. 조심스러운 결정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근로자 복지회관은 부천시가 세운 공공시설인 반면 ‘외국인 노동자의 집’은 앞서 말했듯 不法的(불법적)인 일들도 마다않던 비공식기관이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근로자는 다 똑같다. 외국인이건, 설사 불법체류자라 하더라도 그 기본적 인권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용 허가를 냈습니다.

 

어제 20주년 기념식에서 스님은 그 말씀을 재미나게 하신 것입니다. “당시만 해도 불법(不法)기관이었던 우리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시가 세운 공공청사에 입주하게 해주었으니 원혜영 시장도 不法(불법)을 저지른 셈인데 그러나 이것이 곧 佛法(불법) 즉 ‘부처님의 법’ 아니겠는가.” 하는 말씀이셨습니다.

 

우리는 법치국가에 살고 있고 누구나 법을 지켜야 하지만 때로는 ‘더 큰 법’을 따르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사회를 사람이 사는 사회로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인 오늘 모든 분들의 가슴에 자비의 큰 법이 넘쳐나기를 기원합니다.

 

P.S 어제 석왕사에서는 또 하나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는데 화가로도 잘 알려진 가수 조영남 선생께서 “조영남이 만난 부처님: 부처와 卍(만)자가(卍자와 십자가의 결합)”이라는 그림 전시회를 시작하셨습니다. 많이들 보러 오시기 바랍니다. 이 전시회는 신정아 씨가 큐레이터로 복귀한 행사라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새롭게 출발하는 신정아 씨에게도 부처님의 가호가 늘 함께 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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