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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외교, 이대로는 곤란하다.

 

박근혜 정부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워왔던 외교 분야! 과연 정부의 주장처럼 잘 되어가고 있는 걸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을 향해 무턱대고 중동으로 가라는 대통령 말씀에 저의 부천 지역구 시의원 한분께서는 대통령이 우리 부천의 중동을 굉장히 챙기는 것 같은데 부천 중동에도 일자리는 없으니 예산 좀 달라고 농담을 하시더군요. 박근혜 정부의 외교. 한 마디로 말하면, 뭔가 열심히 하는 것 같긴 한데 무엇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나 할까요? 이대로는 곤란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즉 사드(THAAD).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는 소위 전략적 모호성을 표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전략적 모호성이 유효한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모호성의 유지입니다. 남들이 우리 속내를 알기 어렵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그 모호함의 이면에 냉철한 분석과 폭넓은 통찰을 통한 분명한 인식과 계획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으면서 전략적이란 말을 붙일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얼마 전 우리 국방장관 입에서 우리 정부는 사드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들고 있는 패를 알아서 보여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실수라고하기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얼마 후 여당은 한 술 더 떠서 리퍼트 미 대사 피습사건을 계기로 뜬금없이 사드 배치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또 한 번 청와대와 여당 간 엇박자가 불거졌고 지금까지도 청와대는 이렇다 저렇다 아무런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략적 모호성은 날아가 버린 상황인데 말이죠. 결국 사드 문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그냥 '스스로 모호한' 상태였음을 입증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알다시피 사드 문제는 중국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문제죠. 그런데 그 중국이 얼마 전 있었던 한중일 외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AIIB(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참여를 요구해 왔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사드, 중국의 AIIB 사이에 끼어버린 형국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AIIB 관련해서도 정부의 자세는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상황에 우리나라의 국익을 극대화 할 것인가 하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기색이 없습니다. 어찌 보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영 곤란하니까 여기도 이만큼, 저기도 이만큼 하는 식으로 줏대 없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 아닌지 무척이나 걱정이 됩니다.

 

*사진출처: 세계일보

 

어떤 분들은 사드는 안보 문제고 AIIB는 경제문제인데 차원이 다른 문제를 연관 지어 생각할 필요가 없다거나 그런 이유로 양쪽 다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사드는 안보 문제이면서 외교 문제이고 경제 문제입니다. AIIB 또한 경제 문제인 동시에 외교 문제이고 안보 문제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그렇습니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 미국은 가장 중요한 우방입니다. 그러나 사드 문제는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비용 대비 실효성(명중률), 전술적 가치, 북핵 대비 전략적 타당성이 있는가를 냉정하게 따져보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 특히 경제적 문제를 함께 고려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AIIB는 그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온 중국이 그 여파로 발생한 국내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해내기 위해 근 10년을 준비해 온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재원 역할을 하게 될 기구입니다. AIIB에서 얼마의 지분과 역할을 점유하느냐는 우리 경제의 미래와 나라의 위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참여하기로 방향을 정했다면 중국이 던져주는 대로 5% 지분에 만족하는 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소한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적 외교관계를 기회로 승화시키기 위해 이제라도 모든 역량을 끌어 모아 대처해야 합니다. 물론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준비도 안 되어 있었던 것은 참 심각한 문제입니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국익을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합니다. 군부 출신이 장악한 외교 안보 라인을 재정비해서 균형감과 판단력을 갖춘 국가적 외교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기 바랍니다.

 

외교는 전쟁입니다. 또한 외교의 목표는 가장 유연한 방식으로 국익을 증진시키는 것입니다. 당연히 준비된 자가 승리합니다. 자주 다니면서 웃고 덕담하는 것은 외교의 극히 일부이며 부수적인 장식물 같은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 능력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절실하게 쇄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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